마지노선 :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
결혼이란 것은 참 어렵습니다. 우리 인생에 여러 전환점이 있겠지만, 젊은 시절 가장 큰 전환점은 바로 '결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결혼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기 마련이죠.
저에게 주변에서 결혼할 때 고려해야하는 것은 도대체 뭐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전 그때마다 해주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마지노선'입니다. '마지노선'은 프랑스가 독일군을 막아내기 위한 요새에서 유래되면서 일상에선 '최후의 보루'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혼을 앞둔 지인들에겐 '내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설명해줍니다. '문명의 충돌'로 꽤나 유명했던 한 건설사의 광고 한번쯤 본적 있으실 겁니다.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던 사람이 '결혼'을 통해 한 집에 살면서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 굉장히 현실적으로 만들어서 참 많은 관심을 받았었죠.
네, 결혼은 바로 이런 것이 현실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한 가정을 이뤘는데, 서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좋겠지만 또 서로 다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기 마련이죠. 그래서 전 지인들에게 결혼 전 고려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나만의 마지노선'은 어디까지인지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좀 쉽게 설명해드릴게요. 내가 좀 깔끔한 편인데 상대방은 좀 어질러놓는 편이라고 봅시다. 그러면 내가 상대방의 '어질러놓음'을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느냐를 꼭 고민해야한다는 것이죠.
내가 다 치우면 된다고요? 아닙니다.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상대방의 그런 모습도 내가 반드시 보게 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쉽게 생각했다간 오히려 부부 싸움의 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제 지인 중 한 명은 상대방이 반드시 제사를 지내야하는 집안인데 자신은 도저히 거기에 맞출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깔끔하게 헤어지는 것이 맞습니다. 내가 그 부분에 맞출 수 없다면 그 부분을 바꾸지 않는 한 부부 생활에서 항상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내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매하게 '이정도면 됐다'가 아닌 내가 고민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상대방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수도 없이 고민해도 막상 살다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고민하고 한 결정이기 때문에 갈등을 최소화 시킬 수 있죠.
내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잘 고민해보세요. 그리고 그 부분을 상대방이 있음으로 인해서
어느 선까지 방해를 받을 수 있는지도 고민하고, 그 방해의 선이 내 중요도나 내 가치를 해치지는 않는지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사람마다 특정 주제의 마지노선이 다르겠지만 결혼 전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할 부분 몇 개를 추려보겠습니다.
"돈에 대한 가치, 소비 특성, 개인 시간, 정리정돈, 식사 습관, 부모님에 대한 태도, 종교에 대한 생각, 일에 대한 신념"
적어도 이 부분은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외에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반드시 진중하게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