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사쓰는 육아대디 Mar 29. 2024

끝나지 않는 육아전쟁(정리편)

휴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

주 단위로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가 돌아온다. 야간 근무를 할 때면 오후 출근 전 해야할 일이 많다. 모든 집이 그렇듯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를 등원시키고 나면 집안 상태가 말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과 간식 등을 먹은 그릇, 아이가 정말 잠깐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 세수하면서 옷에 물이 튄 아이 내복 등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밀린 빨래를 돌리고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그렇게 2시간 정도가 지나면 집안이 깨끗해진다. 깨끗해진 집안을 보면서 커피 한잔을 타마신다. 


커피 한잔의 여유가 끝나면 오늘 해야할 일을 정리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문밖을 나서면서 내가 정리했던 집안을 슬쩍 돌아본다. 책들은 가지런히 정리되어있고 아이의 장난감도 모두 제자리를 찾아서 들어가있다. 그릇도 깨끗하게 설거지되어있고 빨래감도 잘 정리정돈되어있는 상태다. 뿌듯하고 만족스러워하면서 출근을 한다.


오후 9시 30분. 퇴근 후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다. 이때 아이는 운이 좋으면 아내와 함께 자고 있거나 자려고 방에 들어간 상태다. 집 문을 여는 순간. 난장판이 된 집안을 다시 맞이한다. 분명 출근할 때는 아주 깔끔했는데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아이의 장난감이 사방에 흩어져있고 갈았던 기저귀도 방바닥을 돌아다니고 있다. 내가 없는 동안 아내가 육아전쟁을 벌인 흔적들이다.(고생 많았다 동지여)


난장판이 된 집안을 다시 정리한다. 장난감도 제자리에 두고 미처 정리하지못한 아이 빨래와 기저귀, 각종 쓰레기들까지 집어서 청소한다. 그렇게 20분 정도가 지나면 다시 집안을 원래 깨끗한 상태로 돌아온다. 또다시 마음 속이 편안해진다.


육아전쟁은 끝이 없다. 아이가 잠들었을 때 육아는 잠시 휴전 상태를 맞이하지만 깨고 나면 다시 시작이다. 나와 아내 둘만 있을 땐 집에서 휴식이라는 것 자체를 느낄 수 있었는데 아이와 함께하면서 휴식이라는 개념이 사라진듯한 느낌이다. 먼저 육아를 경험한 회사 선배들이 하는 말이 생각난다. 아이가 밥먹고, 자고, 씻는 것만 혼자할 수 있으면 다 키운 것이라고. 그땐 나만의 시간, 부부만의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고. 나는 아직 멀었구나 싶다. 아이 밥을 먹여줘야하고(가끔은 스스로 먹기도 하지만) 재워줘야하고, 씻겨줘야한다. 언제쯤 우리 부부에게 휴식이라는 단어가 집안에서 생길까. 끝나지 않는 육아전쟁은 오늘도 이어진다.

작가의 이전글 독박육아의 낮잠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