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입
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두고 다른 지역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2~3주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지금은 시간이 야속하게도 잘 가지 않습니다.
하루 일정이 끝난 뒤 밀린 빨래를 하려고 근처 세탁방을 찾았습니다. 세탁을 하고 동네 한바퀴를 돌아볼까해서 천천히 주변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귀엽고 예쁜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아빠!"
제 딸이 보고싶었는지, 아이의 목소리는 거의 다 비슷한건지 모르겠지만 저를 부르는 것 같아 고개를 돌렸습니다. 제 딸보다는 조금 더 큰 아이가 퇴근하는 아빠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뛰지마. 천천히 와"
그 아빠의 애정 섞인 걱정의 말이 왜이렇게 감미롭게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장면을 보니 제가 퇴근했을 때 아이가 달려와서 안겼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그냥 기분 좋은 순간이었지만 지금은 참 그립고 듣고 싶은 목소리입니다.
교육을 모두 마치고 집에 들어갈 때 아이가 뛰어와서 안겨주면 어떤 느낌일까. 어떤 기분일까. 이런 생각들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웁니다. 한 아이의 아빠로 살아간다는 것. 그 아이의 아빠일 수 있다는 것이 어렵고 힘든 사회생활을 이겨내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듯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힘을 조금씩 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