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아내,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왔습니다. 집에서 같이 식사를 마친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배웅할겸 가족끼리 오손도손 가벼운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시는 아버님은 자전거를 타고 저 앞에 가고 있었고 아이는 할아버지를 연신 부르면서 아내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제가 천천히 따라갔습니다. 제 눈 앞에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면서, 할아버지를 찾는 아이를 보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책길에 가로등에 비친 다섯 명의 그림자를 발견했습니다. 아이는 그림자가 신기한지 발로 열심히 밟고 있더군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는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아내까지. 제 눈에 들어온 '가족'이란 모습의 그림입니다.
가족끼리 만나면 다투거나 화낼 일도 없이 그저 가벼운 농담, 가벼운 이야기, 재미있는 순간들, 서로가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가족이 만나면 뭐 별 것이 있을까요. 그저 이렇게 작은 대화들을 오가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가족이 많은 것을 참 좋아합니다. 6명의 이모와 1명의 삼촌을 둔 외가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가족들끼리 모여 오손도손, 때론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노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시간이 될 때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려고하고, 같이 카페도 가서 커피도 한 잔하려고 하는 편이죠.
그렇게 가족들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나면 참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거창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작고 소소한 대화를 나눠도 '가족'이란 이름 하나로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것이,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여줄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또 감사한 것이죠.
이젠 밤도 여름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있는 순간에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