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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Jun 14. 2024

늦은 밤의 산책

작지만 소중한 대화들

저녁을 먹고 아내,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왔습니다. 집에서 같이 식사를 마친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배웅할겸 가족끼리 오손도손 가벼운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시는 아버님은 자전거를 타고 저 앞에 가고 있었고 아이는 할아버지를 연신 부르면서 아내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제가 천천히 따라갔습니다. 제 눈 앞에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면서, 할아버지를 찾는 아이를 보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책길에 가로등에 비친 다섯 명의 그림자를 발견했습니다. 아이는 그림자가 신기한지 발로 열심히 밟고 있더군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는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아내까지. 제 눈에 들어온 '가족'이란 모습의 그림입니다.


가족끼리 만나면 다투거나 화낼 일도 없이 그저 가벼운 농담, 가벼운 이야기, 재미있는 순간들, 서로가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가족이 만나면 뭐 별 것이 있을까요. 그저 이렇게 작은 대화들을 오가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가족이 많은 것을 참 좋아합니다. 6명의 이모와 1명의 삼촌을 둔 외가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가족들끼리 모여 오손도손, 때론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노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시간이 될 때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려고하고, 같이 카페도 가서 커피도 한 잔하려고 하는 편이죠.


그렇게 가족들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나면 참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거창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작고 소소한 대화를 나눠도 '가족'이란 이름 하나로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것이,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여줄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또 감사한 것이죠.


이젠 밤도 여름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있는 순간에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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