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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쓰는 육아대디
Jun 15. 2024
부모님, 아이와 함께 들어선 카페 가운데 작은 인공 잔디밭이 있었습니다. 카페를 방문한 아이들이 나와서 뛰어다니고 돌아다니는 장소였죠. 음료를 주문하려고 카운터로 걸어가는 동안 카운터 옆에 작은 판매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들에게 굉장히 유혹적인 장난감과 제품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그 판매대를 보지 않길 바라면서 빠르게 음료를 주문하고 돌아섰습니다.
무사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주변을 돌아보는데 아이가 작은 인공 잔디밭에 또래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봤습니다.
"밖에 나가자~~"
이 말에 할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와 할머니가 갑자기 들어왔습니다. 다른 친구가 비누방울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자기도 하고 싶다며 할머니에게 사달라고 이야기했나봅니다.
"우리 손녀가 하고 싶다면 해야지!"
할아버지가 흔쾌히 카드를 건네주셨고 비누방울을 사왔습니다. 그렇게 놀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친구 한 명이 아이가 방금 산 것보다 더 크고 좋은 비누방울을 만드는 장난감을 보더니 또 다시 사달라며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할아버지는 기분 좋게 카드를 줬고 다른 친구가 가지고 있는 비누방울 장난감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였다는 것이죠. 같은 상황, 같은 방법으로 비누방울을 만드는 장난감을 모두 4개를 샀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이가 가지고 노는 것 자체가 너무 좋으셨는지 안된다는 이야기보단 카드는 먼저 건네줬습니다.
그렇게 4개의 비누방울 장난감의 비누물을 모두 소모하고 나서야 아이의 비누방울 놀이가 끝이 났습니다.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카페 쇼파에 앉아서 꿈뻑꿈뻑 졸기 시작하더군요.
저와 아내 그리고 아이와 함께 나간 외출이었으면 비누방울 장난감을 딱 1개로 제한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도 할아버지가 흔쾌히 지갑을 여는 것을 아는지 저보단 할아버지를 공략하면서 원하는 것을 기어코 얻어내더군요.
눈치가 빨라지고 원하는 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또 한번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누방울 세상 속에서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며 놀던 아이의 모습, 환하게 웃는 아이의 얼굴이 어느새 또 성장한 아이의 모습으로 제 머리 속에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