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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 창 Jun 19. 2023

언더독: 빌리 엘리어트와 그의 아버지

영화 '빌리 엘리어트' (2000)

#빌리 엘리어트


영국 북부 더럼이라는 탄광촌에서 아버지, 형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사는 소년이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아버지와 형이 탄광에서 일하여 가정을 꾸려 나간다.

우연한 기회로 발레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발레 선생님이 아버지를 설득해 두 부자는 런던 로열발레학교에 면접을 보러 간다.



깡촌의 가난한 집에서 있는 집 자식들이 한다는 발레를 이제 막 시작하는 빌리는 언더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빌리의 아버지 - 런던에는 광산이 없잖아


오늘의 언더독은 다른 경우들과 차이가 있다.

주변환경의 한계가 언더독인 이유기 때문이다 - 본인 스스로는 발레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빌리와 그의 가족에게 탄광촌 더럼은 세상의 전부였다.


[런던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부자의 대화]


빌리: "아빠 런던은 어떤 곳이에요?"
아버지: "더럼을 한 번도 떠나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빌리: "수도인데 어떻게 안 가볼 수가 있어요?"
아버지: "런던에는 광산이 없잖아"
빌리: "맙소사, 그 생각밖에 못 해요?"


위의 대화가 얼마나 더럼이라는 곳에 빌리의 가족이 물리적 그리고 심리적으로 갇혀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그래도 특출 난 재능을 가진 막내아들을 팍팍 밀어주려는 아버지가 있기에, 그는 그의 가족의 전부이던 공간에서 벗어나 큰 물로 나갈 기회를 갖는다.


그의 아버지에 대한 좀 더 설명하자면,


겉은 투박 하지만 속은 그저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책임감을 안고 사는 평범한 가장이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당연히 복싱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막내아들을 체육관에 보냈는데 웬 춤에 빠져하고 싶다고 하는 상황 - 당연히 처음에는 강하게 반대를 한다.

하지만 직접 빌리가 춤추는 모습을 보고 나서 가슴속 깊이 자신의 아들을 응원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새벽에 발레 선생님인 윌킨슨 부인에게 달려가 어떻게 하면 그 학교 보낼 수 있는지, 얼마가 필요한지 묻는다.

그리고 그 돈을 마련하려 파업 중인 탄광촌으로 다른 광부들의 조롱과 멸시 속에도 꿋꿋하게 들어간다.


가장의 책임감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하얀 백조로 만들기 위해 검은 탄광 속으로 묵묵히 들어갔다. 숭고한 사랑이다.


#Action


우여곡절 끝에 빌리는 로열발레학교에 합격했고, 결국 최고의 무용수로 성장했다.


저렇게 노려보고도 면접에 합격한 빌리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오늘의 주인공은 사실 빌리보다 그의 아버지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언더독 집에서 어떻게 예체능을 시키나? 라는 생각보다 그는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재능 있는 아들을 더 좋은 상황으로 이끌 수 있을 지만 생각했다.


오랫동안 갖고 있던 발레에 대한 편견을 스스로 깼고,

빌리를 밀어주겠다는 맘을 먹자마자 윌킨슨 부인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의논했으며,

본인도 많이 두려웠겠지만, 더럼이라는 공간이 주는 안락함을 벗어나 함께 런던으로 가는 용기를 냈고,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분명 빌리가 발레학교를 다니는 동안도 정신적인 지지도 해주었을 것이다.


생각만 하고 말만 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오늘의 언더독 빌리는 'Action'을 취할 용기가 있는 아버지를 두고 있어 가난한 광부의 아들이 영국 최고의 무용수가 되는 통쾌한 반전을 함께 만들어 냈다.


어쩌면 우리 모두 눈에 보이는 않는 무언가에 갇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깨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 바로 Action 취하기.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여행 크리에이터 곽튜브는 고등학교 자퇴생이었던 자신이 대사관에서도 일해보고 현재의 일도 할 수 있었던 이유로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 들을 찾아보니 다 길이 있었고, 남한테 그만 물어보고 해보았더니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 라고 말했다.


영화배우 차인표 씨는 매일 팔 굽혀 펴기 1,500개를 하는 방법은 한 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으며,


소설가 김영하 씨는 좋은 소설을 쓰는 방법은 첫 문장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운동화의 왕 필 나이트 씨가 1964년부터 'JUST DO IT'를 외치고 있는 것이 다 이유가 있었다.

빌리의 아버지는 그 공식을 충실히 따랐을 뿐이고.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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