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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 창 Jun 21. 2023

아웃사이더: 길 펜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2012)

#환상에 빠져사는 몽상가 길 펜더씨


할리우드에서도 잘 나가는 작가인데 본인의 소설 써보겠다고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미국남자다.

헤밍웨이 같은 소설을 쓰는 작가가 꿈이기에 상업적인 (돈 되는) 건 할 생각이 별로 없다. 약혼자 이네즈에게 구박받는 그는 안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아웃사이더다.

잘 나가는 미래의 처갓집 식구들과 파리에 함께 여행 왔는데 그들 눈엔 예비 사위는 그냥 환상 속에 빠져사는 몽상가일 뿐이다 - 한국이었으면 상견례 자리에서 컷이었을 것 같다.

문학의 중심 파리에 와서 흥분한 그는 더욱더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든다. 약혼자를 포함한 그 어떤 누구도 공감해 주지 못해 파리 밤거리로 혼자 나왔는데, 홀리 쉿!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홀연히 나타는 차에 올라타자 1920년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 역시 파리에 오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행복함의 극치를 느끼는 길 펜더씨.


나는 더 이상 몽상가가 아니다 -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살던 길은 너무 행복하다


눈치도 없어서 자신이 아웃사이더인 줄도 몰랐던 길은 지금 꿈속에 살고 있는 느낌이다.


모르는 사람들 차를 타고 도착한 파티장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은 스캇 피츠제럴드와 젤다 부부고,

2차로 간 곳에서 처음 인사한 사람은 헤밍웨이고,

그들은 길이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동료로 여기며 심지어 헤밍웨이는 그의 글을 거트루트 스타인에게 읽어보라고 할 테니 가져와 보라고 한다.


그는 지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


당신도 작가라고? 나는 헤밍웨이일쎄


그들과 함께 있던 술집을 나가자 현실로 바로 돌아온다 - 이곳에서는 길을 인정하지 않고 구박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심지어 약혼자 이네즈는 친구의 잘 나가는 남자에게 반한 것 같다).

우리의 눈치 없는 길은 자신의 꿈같은 경험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며 함께 자정에 그들을 만나러 가자고 이네즈를 설득한다 - 그녀는 헛소리라고 생각하지만 약혼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나가보는데 역시 아무도 오지 않는다.


이네즈는 약혼자에게 정이 떨어지는 중이다


그녀가 떠나자마자 귀신같이 온 그때 그 차, 헤밍웨이가 기다리고 있는 그 세계에서는 역시 그는 인싸다 - 심지어 아주 멋진 여자도 만난다, 이네즈처럼 그를 무시하지 않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 (패션을 전공하는 사람인데 스승이 무려 코코 샤넬이란다).

파리의 자정이 지나면 그는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되고, 현실과 과거가 그를 대하는 온도차는 커져만 간다, 그리고 길도 자신을 사랑해 주고 인정해 주는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의 아웃사이더는 깨달았다, 나는 이네즈랑만 안 맞는 게 아니고 그냥 지금 현시대와 맞는 않는 사람이구나 -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서도 그와 맞는 여자가 기적처럼 나타났다, 바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다.



파리는 비 올 때가 제일 아름다워요, 그래서 비에 젖는 것 따위는 상관 안 해요


이네즈를 포함한 현실세계의 그 어떤 여자에게도 들어본 적이 없는 문장이다 - 에잇, 그냥 현실에 살아야겠다, 이 여자와 함께.



#이 영화는 길처럼 꿈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지지를 보낸다


현실의 세계에서 배척당하던 길은 과거에서 인정을 받았고, 그 경험을 통해 내가 누군지 어디에 속해 있어야 하는지 깨달았다 - 자기 객관화를 특이한 경험을 통해 했고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을 때 한 여자를 만났다, 과거에서만 먹히는 줄 알았던 나를 현실에서도 알아봐 주는 사람.


우리 모두는 어떻게 보면 딱 한명만 찾아내면 되는 것 같다.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


미국에서 온 몽상가 작가 길 펜더는 성공했다.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그리고 쿠팡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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