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4일의 나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즘 전작주의자의 꿈 - 조희봉 저 -이라는 책을 읽은 이후, 이미 알던 작가의 신간 또는 이전 작품이나 그 작품 속에 나오는 책들 위주로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몇몇 작가들에 대해서는 나름 깊이 있게 알게 되었고, 그 작가가 참고했던 책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생각을 조금은 더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나의 독서 방식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학교의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독서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동안 좋아하는 책을 혼자서만 읽어왔던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함께 읽을 도서와 모임 날짜를 정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시간을 맞춰야 했으며, 때로는 별 관심 없는 이야기도 듣고 맞장구 쳐줘야 했지만 무엇보다 나 혼자였다면 절대 몰랐을 책들을 알게 되고 읽어보게 된 점이 가장 큰 성과이다.
독서동아리에서 나의 공식적인 역할은 기록자이다. 제일 어리고 스마트기기(노트북)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맡게 되었지만 덕분에 블로그를 운영할 힘을 얻게 되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나만 아는 비공식적인 역할은 함께 읽는 도서와 관련 있는 도서를 멤버들에게 추천해주는 것이다. 그러한 역할을 위해 찾다 발견한 책이 바로 이 말그릇이었다. 아마 독서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찾아보지도 읽어보지도 못했을 책이다.
내 주변의 친구들이나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둔 동네 엄마들은 내가 딸아이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 있다 보면 “남의 아이” 얘기를 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럴 때면 나는 목소리를 높여 말하곤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해.
엄마와 딸도 마찬가지야.
나의 정돈되지 않은 심지어 일관성이 없어 때로는 말뿐이었던 생각을 작가는 “명료한 경계선이 살아 있는, 그래서 개별성과 연합성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관계”라고 정리하였다. 책을 읽는 가장 큰 기쁨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내가 막연히 문득문득 느끼던 감정이나 떠올리던 생각을 보다 지적이고 깔끔한 표현으로 정리해 놓은 문구를 발견할 때 느끼는 일치감, 안도감, 공감, 희열감 등등. 그런 문구들을 계속 기록하고 되뇌다 보면 언젠가 나도 내 속에 꼬여 있는 감정과 생각들을 잘 풀어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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