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종 쓰기 1
이름이 원두인 아이가 있었다
이름처럼 까무잡잡한 피부에
동그랗고 반짝이는 눈을 가진
통통 튀는 귀여운 목소리로
쉬지 않고 수다를 떨던 아이였다
최근에 나에게 없으면 안 되는 것
목록을 작성해보았다
제일 먼저 쓴 것이 바로 원두였다
까맣고 동그랗고 반짝이는
그라인더에 넣다가 한 두 개 떨어트리면
통통 튀며 데구르르 굴러가는
가루로 변해가는 그 소리
그 향기마저도 사랑스러운
그러다 뜨거운 물을 만나
액체가 되어 머그잔에 담기면
때로는 나를 몽롱함에서
때로는 나를 목마름에서
때로는 나를 외로움에서
끄집어내주는 원두
이름이 원두인 그 아이는 살면서
나를 한번이라도 떠올렸던 적이 있을까
나는 오늘 이후 커피를 내릴 때마다
원두에게 마음 속으로
“안녕”이라고 말을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