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길 단어로 시 쓰기 13
그가 바늘로 내 몸을 찌른다
초당 10번? 아니면 100번?
처음에는 눈썹
그다음은 속눈썹 바로 위
그러다가 팔뚝, 팔꿈치
얼마 전에는 쇄골
그다음에는 목 뒤, 발목, 허리
그리고 또 어디?
다음번에는
더 크게 더 깊게 더 세게
패션이라고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포장했지만
나는 알고 있다
차마 내가 할 수는 없어서 그의 손을 빌린 것임을
내가 나를 찌르고 싶은데
그러지는 못해 돈을 주고 찔러달라고 하는 것임을
그럼 이건 일종의
청. 부. 자. 해.
자해는 말하려는 시도이자 배우려는 시도다. 우리가 출혈이나 심적 고통 - 면도날이나 굶주림이나 섹스로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을 자초하는 것은 지식의 유혹이기도 하다.
상처 입은 여성은 스테레오타입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때로는 실제로 그렇다. 그러나 때로는 그냥 진실이다. 나는 고통을 페티시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그것의 재현을 멈춰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연기된 고통 역시 고통이다. 사소해진 고통 역시 고통이다.
레슬리 제이미슨, ⌜공감 연습⌟ 여성 고통의 대통일 이론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