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6일의 나
요즘 들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같은 작가의 책을 이어서 읽거나 한 번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같은 영화를 두 번연속 보고, 마음에 드는 노래 하나를 무한반복으로 듣는 경우가 많아졌다. 새로움을 추구하고 변화를 즐기는 나로서는 흔치 않은 경험이다. 이전에 책이든 영화든 드라마든심지어는 사람 관계조차도 익숙한 반복을 멀리 했던 이유는, 내가 익숙함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보다는 싫증을 느끼게 될까 봐, 그렇게 싫증을 느끼는 나 자신이 싫어질까 봐였다.
그런데 막상 너무 좋아서 자연스럽게 반복을 하다 보니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이 사람을 얼마나 편안하게 해 주는지 조금을 알 것 같다. ‘너무’ 좋아서라는 부분을 쓰면서 또 한편으로 깨닫는 바가 있다. 그동안에 내가 ‘너무’ 좋아서 또 읽고 싶었던 책이나, 또 보고 싶었던 영화나, 또 듣고 싶었던 음악이나, 또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 없었던 것인가 보구나라는 자기 인식.
오해하지는 마시라. 그동안에도 ‘좋아서’ 다시 읽고, 다시 보고, 다시 듣고, 다시 만난 존재들은 많으니. 여기서 포인트는 ‘너무’이다.
아무튼 나탈리 골드버그는 나의 읽기와 쓰기에 크고 작은 자극을 준 사람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녀가 글쓰기 수련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읽어오라고 추천했던 책들 중 몇 권을 이미 구매해서 읽고 있으며, 그녀가 제안한 글쓰기의 여러 방법 중 하나인 ‘여섯 단어 회고록’이나 ‘블라종 쓰기’ 등을 이미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어렵지 않은 단어로 독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면서도 힘 있게 전달하는 그녀의 글에 반해버렸다.
사실 누군가는 그것도 능력이라고 말해주겠지만, 나는 내 문장들이 때로는 너무 길어서 가끔은 너무 모호해서 사실은 너무 밋밋해서 요즘 들어 조금 짜증이 났었다. 그런데 ‘여섯 단어 회고록’을 따라한 나만의 습작을 계속하다 보면문장에서, 생각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좋아하는 것을 파고드는 '블라종'을 계속 쓰다 보면 나만의 색깔이 담긴 문장을 쓰는 훈련이 조금은 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사회복지사나 평화 운동가, 작가 같은 사람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활동을 시작하지만 그 애정이 무관심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고통을 견뎌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고된 일을 하면서도 자신이 평정심을 유지한다고 여기지만, 사실 그 평정심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못한 데서 오는 혐오감이나 무감각을 위장한 것일 수도 있다.(261p)
다른 사람들처럼, 그녀도 진짜 자신과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 사이에 괴리가 있을 뿐이다.(323p)
자신이 생각하는 우리와 진짜 우리 사이에는 빈틈이 있다. 깨달음이란 그 간격을 메우는 일이다.(360p)
책 전체를 통으로 외우고 싶을 정도로 좋았지만, 나를 뒤흔들었던 베스트 3은 위의 세 부분이다.
1) 평정심은 혐오감이나 무감각을 위장한 것
2) 진짜 자신과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 사이의 괴리
3) 그 간격을 메우기
이는 요즘 나를 괴롭히는, 나의 글을 비슷한 단계에서 맴돌게 하는, 나의 삶을 수면 위의 소금쟁이처럼 만드는 문제에 스스로 다가가게 하는데 아주 큰 울림을 주었다.
작가 덕분에 내가 몰랐던 아니면 알았지만 드러내지 못했던 문제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이제 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고 나만의 풀이과정으로 해답을 구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행복하기를, 내가 평온하기를, 내가 자유롭기를, 내가 편안하기를, 내가 안전하기를, 내가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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