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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히어 Apr 15. 2023

우리 동네에 비오가 온다고?!

모처럼 찾아온 기다림의 시간

    

요즘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덩달아 음악을 듣는 시간도 늘어났다. 운전을 짧게 할 때는 주로 라디오를 듣는 편이고 주파수는 거의 89.1에 맞춰져 있지만, 운전을 길게 할 때는 멜론앱을 켜고 휴대폰과 차를 연결시켜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 편이다.      


플레이리스트는 그때그때 다른데, 요즘에 한때 한참 듣던 비오 노래를 다시 듣고 있고, 죠지라는 새로운 싱어송라이터를 발견해 그의 노래도 무한반복 중이다. 그 외에 offonoff 나 HONNE의 노래도 내가 즐겨 듣는 것들이다.      


아무튼 최근에 비오의 노래들을 다시 듣다 보니 비오와 또 한때 내가 애정했던 송민호가 함께 나왔던 쇼미더머니 10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미더머니는 시즌 1~4까지는 정주행을 하다가 그 이후 아마도 바빠지면서 아니면 다른 것에 더 관심이 생기면서 내 삶에서 조금씩 멀어져 갔지만 여전히 나는 힙합과 랩 그리고 배틀을 애정하는 1인이긴 하다. 이 나이에도.      


마침 티빙에 쇼미더머니 10이 있길래 짬짬이 3화의 중반까지 본 상태이다. 2화에서 비오의 첫 등장. 주어진 60초 안에 자신의 랩을 하는 2차 예선에서 그 유명한 counting stars를 부르던 어딘지 어색하고 촌스러운 모습이 조금은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https://tv.naver.com/v/22869419


사실 예전에는 연예인을 좋아할 때(?) 당연히 얼굴을 많이 봤었던 거 같은데, 이제는 그런 시기도 지났는지, 요즘 자주 듣는 음악의 경우, 정말 말 그대로 그 음악에만 집중하게 되지 그 노래를 만들고 부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크게 신경을 안 쓰게 된다. 그래서 비오도 죠지도 offonoff도 HONNE도 어떻게 생겼는지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월수금 정신없는 일과를 마치고 올림픽대로를 타고 퇴근을 할 때 내 시야의 오른쪽에는 여의도의 멋진 야경이 펼쳐지고 내 귓가에는 비오의 섬세하고 어딘지 불안정하면서도 아이같이 순수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일 때문에 힘들었던 것들이 싹 씻겨나가는 기분이다. 어찌 보면 요즘 나에게 꽤나 큰 힘을 주고 있는 비오인데, 그런 비오가 이번주 토요일(오늘) 우리 동네에 온다는 것이다.!!     




목요일, 아이의 준비물을 사러 함께 가던 중, 아이가 발견한 현수막에 4/15(토) 5시 30분에 미사 문화의 거리에서 STAGE 하남 버스킹이라는 행사를 하는데 거기에 비오가 온다고 써 있는 것이 아닌가? 운전 중이던 나는 빨리 딸에게 현수막을 사진으로 찍어놓으라고 하고 토요일 일정을 머릿속으로 체크해 보았다. 마침 낮수업만 두 개 있고 저녁에는 수업이 없었다. 오예~~     


벌써부터 신나 하는 걸 딸도 바로 알아차렸다. 비오는 딸도 잘 아니까 같이 가면 딱일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목요일부터 신이 났다. 가장 마지막에 갔던 콘서트가 빅뱅콘서트였나 지디솔로콘서트였나 아무튼 코로나 전 꽤나 오래된 일이었다.      


비오는 무슨 노래를 부를까? 문득, 자격지심, Love me. 이 3곡은 꼭 부르겠지? 이거 말고 아 counting stars도 빠질 수 없을 것 같고~리무진도 부르려나? 뭘 부르든 항상 차에서만 듣던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듣게 된다니 조금 과장을 보태 믿기지가 않을 정도.     


 

참 오랜만이다. 이런 느낌. 기다리는 마음, 기다리는 시간.     


 

“나는 사랑하고 있는 걸까? 그래,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 사람, 그 사람은 결코 기다리지 않는다. 때로 나는 기다리지 않는 그 사람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 한다. 다른 일 때문에 바빠 늦게 도착하려고 애써 본다. 그러나 이 내기에서 나는 항상 패자이다.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나는 항상 시간이 있으며, 정확하며, 일찍 도착하기조차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숙명적인 정체는 기다리는 사람, 바로 그것이다.
- ⌜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   

  


비오를 사랑하는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나는 오늘 하루종일 비오를 기다릴 것만은 확실하다. 행사는 5시 30분부터이지만 과연 그는 몇 시에나 나타날까? 7시 30분? 8시? 분명 딸은 오래는 못 기다릴 텐데... 다른 팀들도 공연을 잘해주기만을 바랄 뿐.        


https://m.blog.naver.com/hanam_story/223070339869



낮에 있었던 2개의 수업 중 1개는 취소가 되어 어제 시작한 이 글을 이제야 마무리하는 중이다. 다음 주는 중간고사 전 주라 아마도 매우 정신이 없을 듯한데, 그 정신없음을 버틸 에너지를 오늘 비오의 공연을 보며 채워야겠다!! 비오야~너무 기다리게는 하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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