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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히어 Sep 08. 2021

그래서 나는 T(사고형)인가 F(감정형)인가?

당신의 MBTI 유형은 무엇인가요?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가 언제였을까?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조금 더 알게 된 것은 언제였는지 기억난다.      


2016년, 나름 인생의 큰 위기를 겪으며 더 늦기 전에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돌아봐야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래서 약 3년 동안 닥치는 대로 읽고 듣고 쓰고 했었다. 그때 들었던 강의 <니체와 철학하기 - 우리는 어떻게 우리 자신이 될 것인가> 중이었던 것 같다. ‘아, 나만 그런 건 아니라 다행이지만 아무튼 나도 참 나를 모르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고, ‘이제부터라도 좀 제대로 알아보자.’ 그랬었다.  

   

하지만 그 뒤로 39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늦게 시작했지만 나와 맞는 그래서 생각보다 오래 할 수 있는 일인 거 같아 욕심이 났고, 그러다 보니 바빠져서 예전처럼 좋은 강의를 찾아서 듣지는 못하고 있는 요즘이다. 내가 그나마 할 수 있는 나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은 여전히 많이 읽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다.     


오늘은 <놀면 뭐하니?>라는 MBC 예능에서 유재석-이효리-비의 성격 유형 분석(https://blog.naver.com/jini33e/222000797115) 이후로 어린아이들에게도 각인이 된 MBTI 유형으로 나를 조금 더 알아가 보려 한다.


인터넷 상에 수많은 MBTI 검사가 올라와 있지만 그건 대부분 약식이고, 제대로 된 검사는 문항이 약 300개 정도 된다. 나는 예전에 했던 일과 관련하여 정식 검사를 3번 받아봤고, 한국MBTI연구소에서 진행하는 교육도 중급과정까지 이수했다.      


3번의 검사 결과 처음에는 ENFP 나중에 두 번은 ENTP 유형으로 나왔다. 검사 때마다 F와 T를 제외한 나머지는 ENP에 확실히 더 가까웠고, F와 T는 점수 차이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업무적인 또는 공적인 부분에서는 T에 더 가깝고, 개인적인 부분에서는 F에 더 가깝다고 내 나름대로 해석을 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아주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MBTI 빙고라는 것으로 각 유형별 특징을 24개로 요약해서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나는 당연히 ENTP와 ENFP 유형의 이미지를 저장해 두고 내가 실제로 어느 유형에 더 가까운지 비교해보기로 했다.    

  

하,,, 정말 어쩜 이렇게 같은 결과가.

각각의 칸에서 나와 맞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체크해보니 공교롭게도 양쪽에서 9개씩이 나왔다. 누가 수학 선생님 아니랄까 봐 이렇게 숫자가 딱 맞을 일인가. 결론이 어느 정도는 나야 글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색을 바꾸고 조금이라도 맞는 것 같은 부분에 체크를 해보니 ENFP가 3개 더 많다.     

 


사실 내가 MBTI 검사를 처음 받았을 때, 직원 교육의 형태로 진행되었던 것이라 그 당시 내가 일하던 곳의 약 20여 명의 직원들의 결과가 모두 공유되었었다. 그런데 정확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내 기억에 의하면 그 20명 중 딱 2명이 ENFP 였다. 그중 1명이 나였고, 다른 1명은 내가 너무나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ENTJ였다. 그래서 아마 그때부터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F 성향을 의식적으로 T로 바꾸려고 노력했고, 그다음에 2번 더 MBTI 검사를 할 때마다 F와 T를 구분하는 것 같은 문장이 나오면 의도적으로 T 쪽으로 응답을 했었다.      


하지만 이제 확실히 알겠다. 역시 뭐든지 처음이 정확하다. 시험 볼 때도 처음에 생각한 답을 바꾸면 꼭 틀리는 경우가 있고, 면접 볼 때 첫인상의 중요성이 왜 항상 강조되겠는가. 나는 역시 처음에 검사했던 결과대로 ENFP 인 것이다.     

 

이제 내 삶에 그 당시 내가 싫어했던 ENFP였던 그 사람은 1도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니 이제는 그 사람 때문에 내가 내가 아니라고 말하지는 말아야겠다. 이제 나는 나 자신을 조금 더 아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ENFP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득, 물론 저 빙고 역시 재미로 만들어진 것이겠지만, 24개 중에 고작 9개에서 최대한 쥐어짜도 13개만 일치한거면 내가 ENFP 유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정확한 거 아닌가? 기회가 된다면 내 주변의 최대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에게 저 빙고칸을 보여주고 나처럼 체크를 해보라고 해야겠다. 그 결과가 또 다른 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시작은 하지만 끝은 안 내는 나’이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나’이며 ‘폭넓은 관심사와 취미를 가진 나’이기에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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