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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히어 Mar 10. 2022

부디 제20대 대통령님은...

좋은 지도자의 역할

좋은 지도자의 역할은 “자신의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공감하고, 항상 국민의 곁에 있으면서 즉흥적인 신호를 받아주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https://blog.naver.com/2gafour/222665918279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 많은 사람들이 TV 뉴스나 인터넷 뉴스를 보고 듣느라 잠을 설쳤을 것이다. 나도 그중의 한 명이다. 밤 10시 좀 넘은 시각에 개표 방송을 틀었는데 3.4% 차이로 이재명 후보가 앞서고 있었다. 비호감 대선이었지만 그래도 나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자는 마음으로 투표를 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과연 누가 당선될지 궁금한 마음에 좀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10분~15분 정도 본 시점에서 미세하지만 차이가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숫자에 민감한 수학샘의 촉으로 시간이 흐르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자정을 넘긴 시각 두 후보의 득표율이 같아지더니 그 후로 윤석열 후보가 조금씩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차이는 0.8~0.9%에서 멈추더니 그 후로 한 동안 그 차이가 계속 유지되었다. 새벽 2시 40분경, 이재명 후보가 성남 자택을 출발해 여의도로 향한다는 중계가 이어지고 인터넷 포털들과 일부 방송국들에서 조심스럽게 윤석열 후보의 사진 밑에 당선 유력이라는 자막을 추가했지만, 개표율이 95%를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두 후보의 표차는 더 늘지 않고 계속 유지되거나 심지어 소폭 줄어들면서 정말 많은 이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3시 30분경, 이재명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하고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개표 방송이 마무리되었다.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나도 이번 대선은 결과가 궁금하기는 했다. 그만큼 예측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투표 마감 후 인터넷에 올라온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도 지상파와 JTBC가 미세하게 달라 더 혼란스러웠다. 결과적으로 지상파의 결과가 놀라우리만치 정확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기도 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4162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제일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시끄럽겠다’였다. 나보다 훨씬 더 정치적인 성향이 확고하신 부모님과의 카톡방에도 내가 그 얘기를 제일 먼저 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품격 있는 사람이었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선거운동을 마치며 했던 말은 참 멋지기까지 했다.      


“선거 때는 경쟁을 해도 다 대한민국의 똑같은 국민이고 선거가 끝나면 다 함께 손잡고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공간 안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서로 흔쾌히 인정하고 그때부터 새로 당선되는 이 나라의 리더와 함께 서로의 차이를 넘어서서 같은 것들을 더 많이 들여다보고 합심하고 통합해서 미래로 나아가면 좋겠다.”      

https://v.kakao.com/v/EDGyliQC8o


부디 이재명 후보님과 그 지지자들 그리고 윤석열 당선인과 그 지지자들 및 정치인 모두들 이재명 후보의 저 말을 마음에 새겨줬으면 좋겠다.      


이번에 대선후보 TV토론회를 2번 정도 챙겨보기도 했는데, 솔직히 보면서 대통령 후보들이 품격이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상대방을 공격하는 말이 적힌 패널을 들고 있는 모습이나, 가식적은 웃음을 띄며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이나, 자신은 알고 상대방은 모르는 사안에 대해 잘난 체하는 모습이나 참 도진개진이다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보여준 이재명 후보의 모습과 안철수와의 약속을 지키는 시작을 하려는 윤석열 당선인의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또 기대를 해보기로 했다.      


뭐 여전히 나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내 삶은 내가 만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질서가 있으면서 특별함도 괴상함도 없는 아름다운 20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본다.            

https://blog.naver.com/2gafour/222608386138


p.s 솔직히 이번 대통령 후보들의 나이를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내 나이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양가 부모님보다는 많이 어리다는 사실에. 이제 내 나이가 그런 나이가 되었구나. 부디 향후 5년 동안은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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