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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권형 Nov 16. 2018

정규 1집 음반 [교회가 있는 풍경] 작업기 #2

트랙 리스트

 올해 2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 7월 발매한 컴필레이션 음반 [인천의 포크]까지 올해는 이렇게 크게 두 번에 걸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2018.11.27 개인 정규 1집을 발매합니다. 다채로운 감상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앞선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작업기를 작성합니다.


 작년(2017년) 11월까지 <수봉공원>을 작업하고선 12월 한 달을 쉬고, 올해 1월부터 [인천의 포크] 기획과 정규 작업을 꾸준히 겸했다. 총 10곡의 구성을 테잎과 스트리밍을 통해 발매한다.

모든 레코딩과 믹싱은 주안에 위치한 준스노우(서준호) 엔지니어의 작업실에서 진행됐다. 음원 유통 역시 [인천의 포크]와 마찬가지로 '미디어스코프'와 함께한다. 현재 소노리티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의 음원 마스터링 작업을 끝냈으며, 이후 모니터링을 거쳐 더 이상의 수정을 하지 않기로 확정한 상태에서 쓴다.



SIDE-A


1. 날 보러 와요 Come to See Me


- 초반 기타 톤을 얻기 위해 고민하다가 스튜디오에 있던 싸구려 기타에 안경닦이를 끼워 연주해보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만든 톤을 가지고 키를 바꿔가며 여러 레이어 쌓았다. 후반부에 필요 없는 구성을 최대한 덜어내어 클라이막스에 힘을 주고 싶었다.

 본래 전체가 3박자 왈츠 리듬인 곡이었으나, 후에 초반 구성을 4박자로 바꿨다. 여러모로 앨범의 첫 번째 트랙을 할 자격이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 2018년 4월 5일_ 안경닦이 톤 녹음 리허설


2. 교회가 있는 풍경 The Local Church (Feat. 조범천)


- 2018년 2월 17일_ 밴드 '모리쉬'의 건반 주자 '정명섭'과 준스노우

- 이번 음반 [교회가 있는 풍경]의 타이틀 곡

 2016년 다른 프로듀서와 처음 음반을 준비할 적에 싱어송라이터이자 걸출한 건반 주자이신 '보엠 BOHEME'님에게 건반 연주를 부탁드렸다. 당시 프로듀서와 작업이 결렬되고, 올해 다시 정규 작업에 돌입하면서 그때 받았던 미디 소스를 수정해 사용하게 됐다.

 편곡하는 과정에서 보엠님의 건반 소스를 토대로 대대적인 수정을 하게 됐는데 인천에서 활동하시는 밴드 '모리쉬'의 '정명섭'님께서 도와주셨다. 곡 중반부 간주와 곡 후반부 클라이막스의 팝적인 보이싱은 그의 작품이다.


 아래 영상은 작업 중간에 준스노우와 명섭이 형의 대담(?)격이라 할만한 대화, 인천에 록음악이 한창 성행하고, 그다음 세대의 인천 뮤지션들 분위기가 어땠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공유.

몰래 찍었음...


- *린천 로컬 씬의 과도기를 논한다* 밴드 '포헤르츠' 리더 서준호, 밴드 '모리쉬'의 리더 정명섭의 대담

 곡 구성상 맑은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캐스팅이 어려워 이번 음반에서 가장 곤란했던 대목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답이 나왔다. 피쳐링란에 적혀 있는 '조범천'은 이문동 사는 친척 동생의 이름이다.


3. 수봉공원 Soobong Amusement Park (Album Mix)


 - 이미 싱글로 발매하면서 작업기를 남겨놔서 곡에 대한 긴 설명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정규 음반에서도 서사적인 구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믹스와 마스터링 단계에서 사운드에 조금 더 공을 들였다.


4. 숨바꼭질 Hide And Seek (with. 예람)


- 역시 [인천의 포크]를 통해 선보인 바 있는 곡. [인천의 포크]와 [교회가 있는 풍경]의 작패 구성에 가교가 되는 곡들 중 하나이다. 이번 정규 음반에서도 3번과 5번 트랙의 가교 역할 역시 훌륭하게 해주는 것 같다.


 '예람'님을 단순히 피쳐링이 아닌 협업을 했다는 의미의 'with'로 표기한 것은 그가 후반부의 벌스 송라이팅까지 해줬기 때문이다.


5. 달세계 여행 A Trip to the Moon


- 곡의 제목은 언제 봐도 경이로운 1902년 고전 영화 <달세계 여행>에서 가져왔다. 가장 멀리 간 곡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음반 작업은 이 곡의 사운드에서 출발해 더 나아가고 싶다.


- 영화 <달세계 여행, A Trip To The Moon, 1902>의 명장면


SIDE-B


1. 밤 The Night


- 어느 날은 밤이 지나면 내가 머물던 공간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때 나한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했다.

 짧은 곡이지만 구성을 더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테잎의 뒷면을 사랑 노래들로 채우고 싶었다.


2. 그날부터 Like Someone In Love (Album Mix) (Feat. 예람)


- 같은 곡인데 [인천의 포크]에 수록할 때와 [교회가 있는 풍경]에 수록할 때의 심정이 많이 다르다. 개인적인 의미는 점점 엷어지고 이제는 동반자 같이 제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3. 말 Words


- 인천의 싱어송라이터 김다정 님의 건반 연주만으로 구성된 곡이다. 가사랑 멜로디를 너무 꽉꽉 눌러 담아놔서 부담될 수 있는 구성을 연주로 담백하게 잡아주셨다.

 노랠 지어 부르면서, 일상을 살면서 다루게 되는 말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2018년 4월 8일_ 녹음 당일 Zoë Yungmi Blank 님에게 즉흥적으로 영어 가사를 써보자고 제안했다.


4. Sarang-ga (Feat. Zoë Yungmi Blank)


2018년 4월 8일_ 영미가 작사 당일 작성한 노트

- <사랑가>는 애초에 듀엣곡으로 쓰고 기획한 곡이다. 매번 다른 편곡으로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수록이다. [인천의 포크]와 정규 버젼 두 가지를 동시에 작업했는데, 정규 버젼은 편곡을 완전히 바꿔서 싣기로 했다.


 정규 버젼을 함께 작업한 Zoë Yungmi Blank님은 샌프란시스코 출신 포크 싱어송라이터이다. 용산구 해방촌 지하 공연장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 그의 음악을 듣고 나와 사용하는 선율이 오묘하게 겹치면서 엇갈리는 음악을 한다고 생각했다. 함께하면 조화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게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했다.


 작업 당일 녹음실에서 즉흥적으로 영어 가사를 써보자고 제안했다. 곧바로 적은 문장들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웠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작업하는 동안 언어의 장벽 같은 게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신묘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새로운 편곡에 관해 언급하자면, 최종 어레인지에서 많은 수정이 있긴 했지만 기본 골자는 엔지니어 준스노우의 역량이다. 거의 그의 리믹스 버젼이라 해고 좋을 정도로 원곡과 완전히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B면의 균형감을 묵직하게 잡아주는 사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 좋은 시절 Bittersweet Time


- 사회 전체를 시커멓게 물들일 정도로 거대한 참사가 일어났고 주변의 모든 기운이 침울했다. 비록 슬펐지만  그때의 나는 나름대로 좋은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은 거겠지.



정규 1집 음반 [교회가 있는 풍경] 작업기 #3- <DIY 뮤직비디오 제작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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