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한 지침서

0세부터 80세까지 걱정하지 마세요.

by twohfiveownn

당신은 어디쯤 걸쳐 있을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모두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아래 지침을 수행하며, 100점에 가깝게 따를수록 보다 완벽한 사람이 될 겁니다. 설마 아직도 완벽하지 않다고요? 그럼 이 지침을 다시 읽어보세요!

저는 아래 대부분의 유형에 해당하지 못한 낙오자였지만 부분적으로는 해당함으로써,

비교적 '잘' 지내고 있어요. 아래 지침을 수행하며, 100점에 가깝게 따를수록 보다 완벽한 사람이 될 겁니다.


아래 자료는 최첨단 어디에서 어떻게 어쩌고 인가받아서 아주 정확한 곳에서 사실이 아닌 '진실'을 가져왔습니다.


0세: "그저 안전히 잘 크렴. 잘 먹고 잘 자렴. 엄마/아빠를 알아보렴."

완벽 지침: 아직도 최적의 성장 곡선을 달성하지 못했나요? 수유 및 수면 효율성은 극대화되었나요? 부모님 인지 능력은 충분히 발달했나요? 벌써부터 미래의 잠재력을 보여주세요!

1세: "이제 걸을 수 있겠지? 힘내! 혼자 먹고, 말도 배우고, 인지 능력도 발달시켜야지."

완벽 지침: 단순히 걷는 것을 넘어 전략적으로 걸으세요! 혼자 먹는 것은 최대 효율을 위한 훈련입니다. 언어 습득은 미래의 네트워킹을 위한 필수 과목이며, 인지 능력은 조기 경쟁 우위 확보의 핵심입니다. 힘내세요, 시간은 금입니다!

10세: "학습지는 다 풀었겠지? 책은? 학원은? 숙제는?"

완벽 지침: 학습지 완료율은 목표치를 달성했나요? 독서 KPI는요? 학원 출석률 지표와 숙제 제출 준수율은 완벽한가요? 놀 시간은 없습니다. 완벽한 미래는 지금부터 만들어집니다.

19세: "대학은? 과는? 장래는? 공부는? 정신력과 체력은? 자아는? 이게 최선인지?"

완벽 지침: 학원 수강 신청은 완료했나요? 장래 마스터플랜은 수립되었나요? 학업 성과 지수는 최고점인가요? 정신적, 신체적 회복탄력성 점수는요? 시장성 있는 자아 정체성은 확립했나요? 이것이 최적화의 정점입니까?

20세: "놀지 마. 학점 챙겨. 정신 차리고. 외모 좀 가꿔. 인생 설정 빠르게 해야지. 저 사람처럼 되기 싫으면."

완벽 지침: 모든 여가 활동을 즉시 중단하세요. 학점은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최고의 각성 상태를 유지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외모를 가꾸세요. 인생의 전략적 청사진을 신속히 실행해야 합니다. '그 사람'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30세: "(2025년 기준) 독립해라. 언제까지. 내가 왜 널. 정신 차려. 자기 계발 말고 개발을 해. 집 사. 저축해. 위험한 건 하지 좀 마. 돈 많이 벌어. 인성을 갖춰."

완벽 지침: 즉각적인 재정적, 주거적 독립을 달성하세요. 부모님께 더 이상 짐이 되지 마세요. 인지 기능을 재정렬하고,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 아닌 개발에 몰두하세요. 최고의 부동산을 매입하고, 저축을 극대화하세요. 모든 계산된 위험은 회피하고, 엄청난 부를 창출하며, 흠잡을 데 없는 도덕적 인성을 함양하세요.

40세: "이제 자리 잡았겠지? 결혼은? 애는? 내 집은? 승진은? 후배들한테 밀리면 안 돼. 건강 관리 좀 해."

완벽 지침: 최적의 사회 통합을 이루었나요? 사회적으로 승인된 혼인 상태를 확보했나요? 후계자를 생산했나요? 상당한 재산을 취득했나요? 수직적 경력 이동을 달성했나요? 후배들에게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나요? 선제적인 건강 관리 프로토콜은 시작했나요?

50세: "자식들은 잘 돼가? 노후 준비는? 언제까지 회사 다닐 건데? 갱년기는 괜찮고? 부모님 봉양은? 이제는 네 명함이 네 자식을 대변한다."

완벽 지침: 자녀들은 모든 기대를 뛰어넘어 성공하고 있나요? 은퇴 자금은 넘쳐흐르나요? 확실한 기업 퇴출 전략은 무엇입니까? 갱년기는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순조로운가요? 부모님께 최대한의 효도를 베풀었나요? 이제 당신의 명함은 자녀의 성공을 대변하는 대리인입니다.

60세: "은퇴했겠지? 시간 많겠네. 등산이라도 다녀와. 손주 봐줄 수 있지? 왜 이렇게 기력이 없어? 이제 좀 쉬어. 그래도 건강은 챙겨야지?"

완벽 지침: 아마도 당신은 우아하게 직장에서 은퇴했겠죠. 당신의 스케줄은 이제 무한히 유연합니다. 격렬한 야외 활동에 참여하고, 무제한의 손주 육아 서비스를 제공하세요. 왜 이렇게 최적 이하의 활력을 보이나요? 쉬세요, 하지만 최고의 신체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아직 안주할 수없어요! 이 시기보다 뒤처진 패배자분들은 더 몸을 갈아 넣으세요.

70세: "아직도 정신은 또렷해? 요양병원은 안 가지? 돈은 충분하고? 며느리/사위한테 용돈이라도 줘야지. 병원비는? 죽음은 무섭지 않아?"

완벽 지침: 오, 이런 고작 10년 만에 인지 기능은 손상되지 않았나요? 시설 입소는 성공적으로 피했나요? 재정 유동성은 넘쳐흐르나요? 사위/며느리에게 넉넉한 용돈을 주었나요? 의료비는 무시할 만한 수준인가요? 당신의 죽음은 편안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나요?

80세: "아직도 살아있어? 빨리 가야지. 치매는 아니지? 불편한 건 없어? 자식들한테 걱정 끼치지 마. 조용히 잘 지내다 가야지."

완벽 지침: 아직도 공간을 차지하고 있나요? 빨리 떠나세요. 인지 상태는 원시적인가요? 어떠한 불편함도 없나요? 자녀들에게 어떠한 불안감도 안겨주지 마세요. 고요하고 조용히 사라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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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웃음이 나왔다. 정말 저질적인 통계인데? 하면서도, 나이가 진해질수록 불가항력적으로 맞닿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졌다.

그리 멀지 않은 예전. 친구에게 '중도(中道)'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렇기에, 저기서 모두 벗어난다고 해방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0~10살 까지는 스스로의 저항력이 약해 피력이 어렵다 한들, 20살부턴 손톱 깎는 시기와 결단조차 우리가 직접 결정하고 해 나가야 하니까. 내가 시작한 주제에 대해 모순이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무엇이 맞는 건지. 일정 부분 저 기준에 맞게 살기도 하면서 때로는 비껴서 살기도 한다.

지금까지 내가 느낀 건 "생각보다 괜찮네"였다. 무슨 요소이던, 마음만 안 꺾이면 사회적 관념과 남들의 시선에서 내 그릇대로 그럭저럭 잘 살아갈 테니까.


다만 이제까지 와서 현재의 내 욕심과 야망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건 남들 다 알아주는 멋있는 업적도, 경제적 자유를 누릴만한 많은 돈도, 지혜와 지식이 가득한 스스로의 성배를 만드는 것도 아닌, 순수한 '나'를 만들고 싶다. 단순 고집과 아집 둘 다 아닌, 그리고 반사회적인 혁명을 꾸리고 선동하고자 하는 게 아닌, 지극히 개인적이고, 정제된 '나'를 갖고 싶다. 아마 지난 관념들에게 휘둘려 후회한 시간이 아까워서 일거라.


한날 내가 좋아하는 사진작가님께, '남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줄 수 있는 사람은 분명 멋진 일이라고, 이렇게 잘 모르는 나를 응원해 줘서 고맙고 그렇게 말해준 나에게도 응원을 많이 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이 있었다. 어쭙잖게 위로하려던 내가 도리어 위로받은 느낌이었다. 이처럼 나는 "몇 마디 텍스트로 사람을 재단하려 들다니, 행여나 내가 쓴 글에 일말의 동정심이 묻어 상대에게 느껴지거나 전해진다면 그건 필시 부끄러운 일이다." 글이란 건 항상 소중히 여기는 만큼 정중하고 상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자연히 잊곤 한다. 그렇기에 나는 '나'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려는 연습을 자주 한다.

그래야만 내가 관속에 뉘일 때 개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중성과 이면, 본질, 심연이라는 키워드에 집착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주할수록 가리고 싶은 나의 불편함을 피하고 관념을 통념으로 좁혀 획일화시킨다면 '실패한 죽음'을 맞이할 것 같은 공포가 엄습했기 때문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각자만의 답을 도출해내는 긴 레일을 건너는 중이다. 거리는 본인만 가늠하고 내릴 수만있는 정류장이 있는데, 나는. 혹은 우리는.그 "순례의 종착"을 어디로 짚을 건가. 그건 삶이 나에게 주는 또 다른 자유와 물음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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