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면 성공할 줄 알았지

by 이해

재작년 즈음이었다. 꽤나 안정적이었던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그것도 아주 당당하게. 잘 살 수 있다고. 나도 직장에 속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고.


브런치에서 글을 잠깐 썼던 경험을 발판 삼아, 야심 차게 책 출간을 준비했다. 초고 작성부터 출판사 미팅까지 거의 6개월이 걸렸고, 그 후 수정작업까지 하면 도합 1년이 걸렸다.


딱 작년 이맘때였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나는 몇 번이고 온라인 서점을 들락날락거렸다.



온라인 3대 서점에 검색하면, 내 책이 나왔다. 사실 별것도 아니지만 그때는 그게 참 기뻤다.


글쓰기에 'ㄱ'도 몰랐던 한 사람은 그렇게 책을 출간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책을 완성한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겉으로는 아닌 척하면서도 속으론 책이 잘 팔리길 기대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친한 친구에게서 온 사진 한 장. 교보문고에서 내 책을 봤다며 축하해 주었다.




서점 매대에 진열된 내 책을 보며 나는 점점 헛바람이 들고 있었다. '인세가 10%니까, 10만 부 정도 팔면 1억 6천이네. 이 정도면 몇 년 일 안 해도 먹고사는 데 지장 없겠는걸?


사람을 상대하는 게 너무 힘들었기에, 그냥 홀로 글이나 쓰면서 살아가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10만 부, 아니 1만 부만 팔아도 좋겠다. 어쩌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저때의 내가 너무 웃겨서 웃음이 막 난다. 요즘 책 쓰는 사람이 엄청 늘어났기에 그만큼 출간되는 책이 많다. 그리고 그 수많은 책들 중의 80% 이상은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어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고 만다. 내 책의 운명 또한 그것들과 다르지 않았다. 1만 부는커녕, 1쇄도 넘기지 못한 첫 작품.


들인 돈과 시간 대비 내게 돌아온 건 작가라는 타이틀 하나뿐이었다. 전업 작가의 꿈은 그렇게 끝이 나고 말았다.


'허,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야 하지?'


그렇게 삶의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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