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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Mar 29. 2019

세상에서 가장 약한 영웅: 방탄소년단의 인기 비결

100일 글쓰기 #슈퍼히어로

방탄소년단의 팬은 아니고 먼발치 서서 그들의 음악을 쭉 들어온 소비자일 뿐이지만, 딱 한 번 주제넘게 방탄소년단에게 감동받은 적이 있다.


<Love Yourself: Tear> 앨범의 타이틀곡 'FAKE LOVE'보다도 수록곡 'Anpanman'을 더 즐겨 들었다. 처음에는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노래라 생각했는데, 들을수록 왠지 모를 짠함과 함께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라. 배고픈 친구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머리를 떼어내서 나눠주는 히어로 호빵맨 이야기라.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잔인하긴 하지만)


되게 멋진 영웅이 내 낭만
But 줄 수 있는 건 오직 Anpan


'-맨'이라는 이름을 가진 전형적인 슈퍼히어로 치고 호빵맨은 사실 별 볼일 없다. 돈도 없고, 힘도 없고, 무기도 없고, 초능력도 없다. 그저 식량을 조금 가졌을 뿐이다. 할 수 있는 일도 제한적이다. 슈퍼맨, 배트맨이 지구를 지키고 세상을 구할 때 호빵맨은 그저 친구들의 허기를 달래줄 뿐이다. 그렇게 소소하지만 호빵맨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가진 건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친구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면 기꺼이 내어주고 희생한다. 자기 자신은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언제든 재충전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남을 먼저 생각한다. (잼 아저씨 도와주세요!)


방탄소년단 역시 그들도 인간이기에 세상을 바꾸거나 맞서 싸울 슈퍼 히어로가 될 수는 없다. 아티스트로서 더 좋은 노래를 만들고,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 모습만으로도 좋아해 주는 친구들(아미)이 생겼기에, ‘가진 건 노래와 춤뿐이지만 그게 너희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면 나를 희생해서라도 다 줄게’라는 마음을 노래한 게 아닐까.


스스로 약한 영웅을 자처한 방탄소년단. 태어날 때부터 잘 나가고 힘이 센 영웅이었다면, 그런 노래 가사를 부를 수 있었을까.


I’m not a superhero
많은 것을 바라지마
I can be your hero
이런 말이 가당키나
한 일인지 모르겠어 정말
근데 꼭 해야겠어요 엄마
내가 아니면 누가 할까
You can call me, say Anpan


그래, 너네가 아니면 누가 할까. 맞장구 쳐주면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팀이다.


출처: Mnet K-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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