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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Mar 31. 2019

대화를 위한 시간과 돈이 필요한 세상

100일 글쓰기 #대화

어쩌다 보니 요즘 유행이라는 커뮤니티 모임을 두 개나 하고 있다. 하나는 어떻게 좀 더 일을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스터디 개념, 또 다른 하나는 어렸을 적부터 로망이라고 생각했던 걸 도전해보는 취미 개념. 둘 다 포기할 수 없어 질렀다.


한 달에 한두 번 만나는 모임인데 공교롭게 어제와 오늘 밤, 두 개를 연달아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다. 어제는 벌써 세 번째 만나는 사람들과 조금은 편해졌다 느끼며 나의 여행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각자의 인생 가사를 공유하며 자연스레 좋아하는 취향, 살아온 이야기, 느끼는 감정 등을 알 수 있었다.


중간중간 격하게 몰입하고 공감한 순간들이 있었다. 이런 깊이 있는 대화가 고팠던 거다. 언젠가부터 내가 아는 거나 내가 생각하는 걸 조금이라도 길게 얘기하면 '설명충'이 되고, 내가 느낀 걸 솔직하게 얘기하면 '오글거리는' 사람이 된다. 표출할 곳 없이 혼자서만 꽁꽁 숨겨오던 걸 조금씩 드러내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마음이었을 거라는 생각에 조금 울컥해졌다.


평소 못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서로 공감하기 위해 굳이 적지 않은 돈을 내고, 따로 시간을 내서,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푸는 세상이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조금 서글프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모임이라도 있기에 오늘도 최소한의 낭만은 잃지 않고 살아가는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고.


첫 모임에 맥주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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