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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효 Jan 22. 2022

취준생으로 살며 느낀 것들

01. 백수는 내 체질에 안 맞는다

운 좋게 대학 졸업도 전에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퇴사를 했다. 내 시간이 오롯이 나의 것이라는 게 이상했다. 생각해보니 이런 시기를 겪어본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엔 바로 대학을 가고, 휴학 후엔 바로 취직을 했으니까. 발 묶인 곳이 없다는 건 이리도 자유로운 것이로구나. 후련하면서도 마음 한편엔 시간을 알차게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부담감을 원동력 삼아 나름 열심히 살았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만들었다. 딱히 친구들을 만나지도 않았는데, 그래서인지 점점 고립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친구들을 만나면 해결되리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나는 혼자 일하는 것에 고립감을 느끼고 있었다. 동료들과 같이 일하던 순간이 그리웠다. 시간과 노력을 더 많이 써야 했지만 같이 일하면 그만큼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질 수 있었는데. 혼자 일하며 생기는 제약과 제한이 아쉬웠다. 고정적인 생활이 없다 보니 무기력함은 계속되었다.


퇴사를 하고 깨달은 게 하나 있다면, 나는 규칙적으로 일하는 게 더 잘 맞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회사생활이 체질이라기보단 어딘가에 소속되어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더 잘 맞는 사람. 그 선택지 중 하나가 회사라면 회사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퇴사를 후회한 적은 없다. 퇴사도 해보니 나에겐 잘 안 맞다는 걸 알게 된 거니까.



02.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깨달았다

나는 크게 3가지 직무에 지원했다. 우선순위 직무의 지원 결과가 안 좋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어떻게든 일은 해야 하고, 사람이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순 없다며 계획한 일이었지만 쉽지 않았다. 면접까지 가보니 비로소 확신이 들었다. 나는 이 직무를 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갈  있었다. 실제로 최종 합격한 회사도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달라 입사를 포기한 적도 있었다. 쉽게 결정한 일은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기회를 놓치면 어른스럽지 못한 걸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있을까?' 오랜 고민 끝에 입사를 포기했다. 그때 입사를 포기한 덕에 지금은 원하는 기업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다.



03. 단순 공백기가 아니다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변한다. 서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땐 미친 듯이 기쁘다가도, 면접을 볼 생각에 걱정이 밀려온다. 수많은 전형을 거쳐 최종 면접에서 불합격 소식을 들을 때면 그렇게 절망적일 수가 없다. 이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니 눈앞이 깜깜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나는 나이를 먹는다.


취준생은 마인드 컨트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때론 절망적인 순간이 있을지라도 거기에 매몰되지 않는 게 필요하다. 어쩌면 이런 순간들은 취업 준비를 합격이라는 결과를 받기 위한 공백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에 찾아오는 걸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돌이켜보면 취업 준비 시기는 단순한 공백기가 아니었다. 내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같은 직무를 꿈꾸는 지원자들을 보며 배우는 것도 있었으며, 힘들 때면 어떤 방식으로 나를 위로하는 게 좋았는지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꿈꾸는 일을 위해 준비하는 모든 취준생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모두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세상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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