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결국 휴머니티인가
12월 26일 공개되었던 오징어 게임 2가 채 한 달도 되기 전에 넷플릭스에서 1위 자리를 내주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K-드라마의 위력을 확실히 보여주었던 오징어게임 1의 흥행돌풍으로 시즌2는 공개되기 전부터 기대와 설렘으로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막상 공개되자, 혹평이 쏟아졌다.
화제성에서는 단연 독보적이었지만, 시즌1보다 작품성이 떨어지고 새로울 것이 없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그래도 기대를 가지고 챙겨 보았지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징어 게임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는 소재나 스토리가 기존의 드라마들과는 차별되는 신선함이 있었다. 게임이라는 트렌디한 소재를 사용하여 현실에서 죽고 죽이는 잔인한 설정이지만,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어린 시절의 놀이가 목숨을 건 게임이라는 당혹스러운 스토리는 그 괴리감 때문에 잔혹함과 공포는 더 크게 와닿았다. 그 가운데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 게임 참가자들의 눈물겨운 인생스토리, 내용과는 대비되는 동화적인 세트디자인... 얼핏 보기엔 폭력적이고 잔인한 듯 하지만 현대사회의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어 훌륭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나 시즌 2는 시즌1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스토리는 빈약하고 새롭다 할 만한 것은 없었기 때문에 큰 흥미를 주지 못했다. 오히려 약간 지루하기까지 했다.
책을 읽을 때나 영화를 볼 때, 드라마를 볼 때도 마찬가지로 이 매체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무의식 중에도 생각하게 된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시즌1이나 시즌2에서도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성기훈의 캐릭터다. 성기훈은 게임의 최종 승자인데, 그는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하면서도 결코 인간적인 따스함을 잃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만든 병폐 속에서 살벌하고 각박해진 세상이지만, 결국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가진 자가 끝까지 살아남았다. 시즌 2에서도 성기훈은 거액의 상금을 가지게 되지만, 도망가지 않고 피폐해진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다. 그는 사람들이 더 이상 희생당하는 것을 막고자 다시 게임에 참여하고 게임을 리드하다.
결국 오징어게임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휴머니티'가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이 타락하고 악으로 치달아도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자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잃지 않는 사람임을 그리고자 한 것같다.
그러나 시즌 3은 좀 더 새롭고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