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ost Stories>(2014)는 <A Head Full Of Dreams>(2016)과 함께 콜드플레이의 커리어에서 가장 저조한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다.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 받는달까. 그러나 동시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콜드플레이의 앨범이기도 하다. 뭐 욕먹은 건 이해한다. 다른 뮤지션들의 영향이 너무 노골적으로 묻어 나오는 탓이다. 미니멀한 사운드에서는 라디오헤드나 The XX가 느껴진다. 존 홉킨스가 참여했던 'Midnight'의 코러스 역시 노골적으로 본 이베어의 그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일렉트로니카의 세례를 많이 받은 앨범인데, 뭐 그렇게 새롭지도 않았다. 그런 건 라디오헤드가 잘 하는 것이니 안심합시다.
나야 뭐 <X&Y> 앨범의 'Talk' 같은 노래를 더 좋아했지만, '우리'가 콜드플레이한테 기대하는 것은 결국 감성적인 멜로디로 조져주는 것 아니겠나. '내가 당신을 고쳐줄게요' 하고 힐링해주는 것. 사실 이 앨범에 그런 앤섬은 없다. 사실 나는 이 앨범의 매력이 '지루함'이라고 생각한다. 일관되게 유지되는 이 침잠의 정서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아비치표 EDM 'Sky Full Of Stars'로 흐름을 깨 버리는 것 역시 삭감 요인이다. 아비치 형 사랑해 하늘에서 잘 쉬고 있지..?)
분명히 결점은 있지만, 이 앨범은 나에게 쉽게 잊혀지지 않을 앨범이다. 군대에서 특정 부대에 파견을 갔을 때, 후반야 새벽 근무를 서는 사람들은 아침부터 낮까지 잠을 잘 수 있었다. 이것을 '오침'이라고 한다. 영하 20도의 새벽에 근무를 가치고 들어와 샤워를 끝마친 아침, 낡은 CDP에 이 앨범을 넣고 잠에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때 첫 트랙으로 흘러 나왔던 'Always In My Head'는 최고의 음악이었다. 자유와 상상의 노래였다. 곡의 문을 여는 신비로운 코러스를 들을 때마다 내 몸은 부대가 아니라 우주로 향하는 듯 했다. 긴장이 확 풀렸고 까무룩 잠에 들었다. 그래서 근무를 설 때마다 생각했다.
'아, 들어가면 콜드플레이 앨범 들어야지... 아니 오늘은 날이 더 추우니까 데미안 라이스 들을까?'
그래서 나는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때도 'Viva La Vida'를 부를 때보다 'Always In My Head'를 부를 때가 더 좋았다. 애인하고 헤어지고 나서도 이 앨범을 들었다. 평단이 뭐라고 점수를 매기든, 내 마음 속에선 넘버원인 음악이 있는 법. 나는 고스트 스토리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