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지방선거, 2016 총선, 2017 대선, 2018 지방선거, 2020 총선... 나는 투표권이 생긴 이후 늘 민주당 계열 정당에게 표를 던져 왔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를 좋아했고, 수권 가능성이 있는 정당 중에선 '차악'이라 판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종의 '정당 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을 갖고 있었다고 해 두자. 얼마 전 탈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국민의힘을 찍겠나?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후보를 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설령 보수 야당에게 서울시장, 부산시장을 넘겨주는 한이 있더라도 당헌을 바꾸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명분을 챙기고 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할말하않...^^ 하려다가 할말은 하고 자야겠다.
첫번째, '20대의 보수화', '20대의 일베화', '20대 개새끼론' 같은 소리 금지. = 끄트머리 스물아홉이지만 나도 20대다. 이렇게 얄팍한 세대론으로는 이 시대를 설명할 수 없다.
두번째, 노무현을 활용한 마케팅 금지.
= 나는 변함없이 노무현 팬이다. 그래도 노무현 마케팅은 그만 할 때가 되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새 12년이다. 유훈 정치가 먹힐 수 있는 세대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역사의 경험치' 같은 얘기도 이제 그만.
세번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금지, 무책임한 가해자 박원순에 대한 낭만화 금지. = 이 선거가 열리는 이유 자체를 잊은 것인가? 임종석, 우상호 같은 586 남성들의 간증글을 보면서 내가 뭘 읽고 있는건가 싶었다.
네번째, '머슴이 일 못 했다고 도둑을 데려올거냐' 식의 마케팅 금지.
= 그거 절대 안 먹힘. 부동산 문제는 현실임.
다섯번째, 강남 3구 등 특정 지역구 유권자들 보고 투표율 높다고 징징대는 것 금지.
= 이낙연이 이긴 종로에서도, 박영선의 지역구였던 구로에서도 졌다. 왜 텃밭으로 불리던 지역구를 거의 다 뺏겼는지 생각하시길.
여섯번째, 언론 지형 때문에 졌다는 소리 금지.
= 언론 지형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그것 하나 때문에 승패가 바뀔 문제는 결코 아니었다.
일곱번째, '문파' 스피커를 자처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말에 과하게 힘 실어주는 것 금지. 박영선 후보가 친민주 유튜브 채널과 토론회를 가진 것은 선거 전략에 있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 차라리 제 유튜브 구독이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