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노래를 좋아했지만, 제 노래 실력까지 좋아하진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좋았던 것이, 적당한 부끄러움과 애매한 실력 덕분에 둘이 있을 때만 슬쩍 흥얼거리곤 했고, 가끔 나도 아는 곡이 나와 음이라도 맞추는 날에는 한참이나 흥을 내 신나하고는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노랫소리가 자기와 빗대보아도 그리 썩 훌륭하지 않았으니 그렇게나 더 즐거워하지 않았을까. 어쩜 그렇게 미묘한 수준까지 비슷할 수 있나 싶지만, 그때 우리는 그런 것 하나하나까지 운명이겠거니 생각하던 시절이었으니까. 한 번씩 그 시절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약간 들쑥날쑥하던 음정과 조금 엇나간 박자 같은 것들이 슬쩍 떠올라 괜히 우습지만, 아직 혼자 노래를 부르는 일은 어렵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