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는 눈이 되지 못해도 미련이 없었다. 눈이 되고 싶었던 적도 없었으니까. 다만 낡은 우산 끝에 맺혀 어느 이름 모를 이의 눈을 마주했을 때, 내가 눈이었다면 저 치도 웃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아주 잠깐 했다. 이내 떨어져 흩어지면서 그 작은 호의도 산산이 부서졌지만.
누구에게나 한 번씩 찾아오는, 찾아왔던 순간에 대하여 찍고 쓰고 그리워 합니다. 흔한 마지막도 한 사람에겐 소중했던 이야기의 끝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