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떨어진 꽃잎을 살짝 내 손에 쥐여 주었다.
- 여기, 약속했던 봄이야.
하고 옅은 능청을 떨며 흐린 날씨에 칭얼거리는 나를 달래주었다. 그런 모습에 어이없었던 것도 잠시, 이내 나도 모르게 굳었던 입꼬리가 슬 풀려버리는 것이 어느새 나도 그를 많이 닮아 버렸구나 싶었다.
우리는 주운 봄을 사이에 두고 두 손을 맞잡았다. 한참을 기대했던 맑은 날씨도 쨍한 꽃송이도 없었지만 한 줌 꽃잎에 따닷한 봄기운이 복시락히 차올랐다. 먼지 위에서 세심히 고르고 고른 마음이 거기에 있었다.
한참을 기대하고 바랐던,
그런 봄을 함께 걸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