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루틴이 나를 지켜준다〉

by 경자코치
수요일 밤 10시 40분.
윤서는 소파에 기대 앉아 노트를 펼쳐놓고 있었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이면 늘 피곤함이 먼저 몰려왔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노트를 덮고 싶지 않았다.

책상 위에는 며칠 전 적어놓은 문장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비상금은 구조다.”
“준비된 사람은 불안을 덜 느낀다.”


그 문장을 보며 윤서는 한숨처럼 웃었다.

“말은 참 멋있네…”


비상금을 만든다, 루틴을 만든다.
말로는 쉬웠지만, 막상 일상에 끼워 넣으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휴대폰을 들어 은행 앱을 켰다.
잔액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어깨가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지금 이 상태에서… 뭘 먼저 해야 하지?”


그때 문득, 경자코치 릴스에서 스쳐 지나갔던 문장이 떠올랐다.


큰 결심 말고, 반복 가능한 한 가지부터 만드세요.


윤서는 노트를 새 페이지로 넘겼다.
그리고 위쪽에 크게 적었다.


[윤서의 주간 루틴 실험]

그 아래, 번호를 매기며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월요일 밤 – 지출 기록

수요일 밤 – 통장 한 번 보기

월급 다음 날 – 비상금 자동이체 설정


적고 나니, 생각보다 단순해 보였다.
‘매일’이 아니라 ‘일주일에 몇 번’.
그 차이가 마음을 조금 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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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출근길 지하철 안.
윤서는 습관처럼 커피 앱을 열었다가 잠시 멈췄다.

전날 적어둔 루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출 기록은 밤에 하기로 했잖아.


그녀는 커피 주문을 취소하고,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냉장고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천 원짜리 생수를 집었다.


“오늘은 이걸로.”

작은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억지로 참는 느낌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흐름을 따르는 기분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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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지훈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지훈: 오늘은 좀 어때?
그날 이후로 네가 조금 달라 보이더라.


윤서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장을 썼다.


윤서:
나 요즘… 루틴 같은 거 만들어보고 있어.
아직 별건 아닌데, 생각보다 마음이 덜 흔들려.


잠시 후, 답장이 왔다.


지훈:
오. 윤서가 그런 말 하니까 좀 신기하다.
괜히 믿음이 가네~^^


그 말을 읽는 순간, 윤서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누군가에게 ‘믿음’이라는 단어로 비춰진 게 오랜만이었다.
가슴 한쪽이 따뜻해짐을 느껴졌다.



그날 밤, 윤서는 다시 노트를 펼쳤다.


[오늘의 체크]

오늘 충동구매 없음

커피 대신 생수 선택

불안한 순간 → 기록으로 넘김


그리고 마지막 줄에 이렇게 적었다.


“루틴이 감정을 대신해 준다.”


그 문장을 적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놓였다.
오늘 하루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흔들릴 때 붙잡을 무언가가 생겼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윤서는 조용히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의지가 강해진 건 아닌데, 이상하게 덜 불안하다.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의지는 매번 흔들리지만,
루틴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윤서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루틴은 나를 바꾸는 게 아니라,
흔들리지 않게 지켜주는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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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자코치 메모 ★


〈루틴은 의지를 대신하는 구조입니다〉


ㅇ 의지는 매번 흔들리지만, 루틴은 항상 그 자리에 있습니다.

ㅇ 재무관리의 시작은 ‘잘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흔들려도 돌아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ㅇ 매일이 아니라, 주 2~3회면 충분합니다.

ㅇ 루틴은 소비를 줄이기보다, 감정을 대신 처리해 줍니다.

ㅇ 불안할수록 결심을 키우지 말고, 루틴을 단순하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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