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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우 Jan 06. 2016

그녀

'우린 이제 사랑하는 법을 배운 거야'


사랑해서 외롭고, 외로워서 사랑을 한다. 고독함이 묻어나는 영화 속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외로움이란 감정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 어떤 것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영화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거기서 오는 행복함이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드는 순간이 있다. 잔인하지만 행복은 영원하지 못하다. 고로 우리는 그 작은 순간순간이 주는 행복을 만끽하고 그 안에 빠져야만 한다. 이별을 예감한다고 해서 행복한 순간마저도 즐기지 못한다면 그것보다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온통 슬픈 기억만이 남게 될 것이다.

나를 비롯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것들을 떠 올리거나 생각하려고 하면 일단 외면하려는 성향이 있다.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이의 탓을 하며 남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는 위험한 판단을 하게 된다. 외로움도 마찬가지다. 내가 느끼는 외로움이 떠난 이의 잘못인가? 머무는 이의 잘못인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남겨진 사람은 남겨진 대로, 떠나간 사람은 떠나간 대로 우린 살아가야 한다. 잘.

사랑이 주는 행복이, 그 감정이 무뎌지게 되는 때가 있다.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느끼고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오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그냥 닫아버리는 때가 있다. 그 무딘마음을, 닫힌 마음을 여는 것도 결국 사랑이다.

만질 수 없는 존재에게서 느끼는 사랑으로 이 남자의 마음은 한 떨기의 꽃처럼 다시 피어난다. '너를 사랑하듯 누굴 사랑해 본 적이 없어' 사랑하는 모든 시간 속에서 우리는 저런 생각을 한다.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서 특별함을, 최고의 사랑을 느끼고 또 주고 싶어 한다. 지난 사랑 덕분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난 생각한다. 그랬던 사랑, 저랬던 사랑이  존재했기에 지금 이 사람에게 이 사랑을, 더 많은 사랑을 보여주고 담아줄 수 있다고 말이다.

누군가의 슬픔을 안다는 것은 무거운 일이다. 내가 지닌 슬픔보다도 더 강하게 내 마음을 누른다. 그 슬픔이 얼마나 그 사람을 아프게 하는지  가늠할 수 없기에 지금 내가 느끼는 슬픔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것 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만든다.


슬픈 건 좋지 않지만, 슬픔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분명한 건 기쁨보단 슬픔이 더 우리를 성숙하고 완전하게 만든다는 것. 슬픔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더 큰 기쁨을 맞이 할 수 있게 된다. 지난 사랑을 원망하기 전에, 그 사랑에 내가 얼마나  행복할 수 있었는지 먼저 생각하길 바란다.

왜 우리는 사랑하고 슬퍼하고 또 외로워야 하는지 알려준 영화. 그래서 기억에 남고, 이렇게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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