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언니야, 우리 이제 집에 가자..'

by 이진우

가슴이 아프다 못해 시린 작품이다. 그간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제작된 영화들은 많았지만 '귀향'은 다르게 다가오는 영화였다. 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힘을 믿는 사람으로서 위안부를 소재로 한 작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왔는데 '귀향'의 제작과 개봉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가 없었다. 게다가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 호주에서의 개봉 소식은 더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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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이 관객들로 가득 메워졌으면 좋았겠지만 평일이었고 시간대를 생각해보면 조금 힘든 게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게 보이는 관객들, 특히 외국인 관람객들이 반갑고 또 고마웠다. 영화가 끝이 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느꼈던 그 공기의 흐름을 잊을 수가 없다. 무겁고 또 냉랭했다. 누구도 쉽사리 크게 숨을 내쉴 수도 자리에서 일어설 수도 없다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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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그런 작품이다. 쉽게 입에 담기도 손으로 어루만지기도 힘든 그런 이야기. 이 아픔을 그 고통을 감히 누가 가늠하고 위로할 수 있겠는가.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질 듯한데 당사자의 그 마음을 어떻게 감히 함부로 말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 아픔의 깊이와 정도를 우리는 평생을 알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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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만을 놓고 봤을 때 아주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안부 할머님들, 그분들의 '이야기'라는 것. 영화를 통해 세상밖에 나왔고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것. 진실은 숨긴 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준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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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알아야 하고 더 알려야 한다. 과거를 등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올바른 발걸음이 아니다. 어영부영 덮으려고 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고 할머님들에게 송구스럽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하고 부족하다. 지켜드리지 못해 너무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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