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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우 May 10. 2016

더 셰프

'Yes, chef!'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이 가던 영화였다. 음식을 사랑하고 '요리사'라는 직업을 선택해 음식과 평생을 함께 해야 할 나로서는 참으로 기대가 많이 되었고 애착이 많이 가던 영화였다. 그 때문인지 인상 깊었던 장면 장면들을 여러 차례 돌려 보곤 했던 게 기억이 난다.

어떠한 작품에서도 도드라지는 매력을 뽐내는 브래들리 쿠퍼는 이 작품에서도 역시나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런 팔색조 같은 매력을 가진 배우가 연기하는 셰프라니! 여기에서부터 큰 기대가, 또 트레일러를 처음 봤을 때도 꽤나 큰 기대를 하곤 했다.

쓴소리를 먼저 해보자면, 아쉬운 부분이 참 많이 보인다. 각 캐릭터들의 연결고리에 대한 좀 더 디테일한 연출과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셰프 '아담 존스'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 등이 좀 더 디테일하게 담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미슐랭 2 스타 셰프가 어깨에 짊어진 중압감, 압박감 등으로 인해 점점 몰락해가는 그의 모습을 대사 몇 줄이 아닌 장면 장면으로 비주얼적인 요소로 표현했다면 더 크게 와 닿았을 것 같다.

물론 좋았던 부분들도 존재한다. 주방의 모습을 원테이크로 찍어 보여줌으로써 주방 안에서 살을 비비며 땀을 흘리는 셰프들의 에너지와 뜨거움을 느낄 수 있어 인상 깊음과 동시에 원테이크로 좀 더 길게 뽑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았다. 


'셰프'라는 자리는 단순 요리를 잘한다고 해서 올라설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능력, 끌어들인 이들을 하나로 합쳐 그들의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그야말로 최고의 한 접시를 만들어내는 게 셰프이고, 셰프가 해야 하는 일이다. 이처럼 말로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요리사라는 직업을 영화화한다는 게 사실 간단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그간 나온 요리 영화들을 보면 만족스러운 부분보다는 아쉬운 요소들이 눈에 먼저 들어오곤 했는데 이 작품 역시 그러했다.

극 중 아담 존스는 말한다. 모든 것은 완벽해야 한다고, 괜찮은 것도 아닌 좋은 것도 아닌 100% 완벽해야 한다고 말이다. 학교에 입학하고 첫 수업에 야채를 썰던 날, 정확히 셰프가 했던 말이다. 본인에게 80%, 90%는 필요 없으니 무조건 100% 완벽히 잘린 야채를 보여달라던 그 말이 가슴 깊숙하게 박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완벽해야 하는, 완벽함을 접시에 담아내려 노력해야 하는, 이 일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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