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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우 Feb 20. 2018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아직 2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올해의 영화라고 평하며 아카데미 시상식 13개 부문의 노미네이트 됐다는 사실 때문에 큰 기대감을 안고 감상한 작품 'The Shape of Water'. 배경부터 인물의 설정까지 무엇하나 평범한 것이 없는, 독특하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작품이다.

1960년대라는 설정, 미국과 소련의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던 시대임과 동시에 흑인과 동성애자들이 사회적으로 외면받고 무시하던 시절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우주 개발 연구소의 청소부 엘라이자 그리고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는 생명체까지 무엇하나 평범한 것이 없는 설정. 이러한 자칫 무리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설정 자체가 이 영화는 여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다는 걸 말하는 듯했다.

하루하루가 특별할 것 없는 그저 지루한 나날들을 보내는 엘라이자 앞에 나타난 이 생명체는 다른 이들에게는 혐오스러운 괴물일지 모르지만 그녀에게만큼은 본인의 하루를 보다 특별하게 만들어줄 존재라는 걸 단숨에 깨닫게 한다. 말할 수 없지만, 전혀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느껴지는 외로운 존재라는 동질감으로 둘은 종족이나 언어의 벽을 이미 허물고 눈으로 대화하고 음악으로 소통하며 온몸으로 사랑을 나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출이 영화의 완성도를 한번 아니 두 번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놓는다. 섬세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 섬세한 연출은 이 작품 속에 더 깊게 빠져들게, 나도 함께 물속으로 들어가 흠뻑 젖게 만들어주는 듯 하다. 주인공 둘이 말을 하지 못하는 설정에서 느껴질 수 있는 청각의 공백을 가득 매워주는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이다.

둘의 사랑을 방해하려 드는 일반인의 탈을 쓴 비정상인들,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을 지켜주려는 비정상이라고 비난받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선량한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느낄 수 있었다. 그 하나만으로 이 영화는 그 가치를 증명한다. 


아직 2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의 영화!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겠지만, 올해 아니 여태껏 본 '사랑'의 형태 중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지 아닐까 싶다.

정말이지,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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