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우 Dec 11. 2018

보헤미안 랩소디

내가 누군지는 내가 결정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과거의 누군가로부터 만들어진 선명한 족적들을 만날때면 가슴은 뜨겁게 불타고, 심장은 미친듯이 뛰기 시작한다.

주변에서 심심치않게 상영중인 영화들 중 하나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최근에는 ‘완벽한 타인’에 푹 젖어있었기에 다른 영화에 눈이 가지 않았는데 걔중에도 ‘보헤미안 랩소디’는 기회가 된다면 하루 빨리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완벽한 타인’ 이 끌리지 않는다는 친구에게 이 영화, 반응이 좋더라 라고 말했을때 친구는 답했다. ‘아 퀸 영화? 나 퀸 음악도 몰라~’ 가득 찬 확신으로 바로 답장을 보냈다. ‘아니, 넌 분명히 알아’ 태어난 순간부터 자연으로 돌아 가 자연인으로 살지 않고서야 퀸의 음악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단언컨대 한명도 없을 것이다. 지구인 모두가 아는 밴드 ‘퀸’, 이 영화는 그들의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자면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에게 포커스를 둔 뜨겁고 가슴이 벅찬 음악영화다.


사회에서 외면받는 부적응자, 말그대로 아웃사이더인 그는 타인에 의해 굴복되지 않았으며 자신을 져버리지 않았다. 사실 이 과정을 조금 더 깊고 친절하게 다루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작지 않다. 물론 단순히 음악이 좋아, 무대가 있고 관객만 있다면 그 어떤것도 아쉬울게 없을 ‘performer’ 처럼 그려지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한 인간으로서 아니 한명의 부적응자로서 느낄 복잡한 수 많은 내적갈등이 있었을게 분명한데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게 담아진것 같아 아주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으며, 나 역시도 최근 감상한 어떤 영화에서도 느끼기 힘들었던 벅찬 감정이 들곤 했는데 그 이유는 역시 음악이다. 특히나 마지막 20분은 마치 내가 그때 그 시절 웸블리 스타디움에 함께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강하게 몰입이 되었다, 역시 음악때문에. 본인의 인생을 만들어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노랫말과 무대위에서의 그 열정은 수십년이 지나 스크린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전달이 된다. 용산cgv 아이맥스 사랑합니다.


집에 돌아 와 실제 라이브 에이드 무대 영상을 반복해서 보니 영화와 실제가 구분이 가지 않을만큼 작은 손동작 하나까지도 영화는 디테일하게 담아 내고 있었다.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배우 ‘라미 말렉’ 이 그 인물에 대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을지, 동시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이 영화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게 피아노 위에 놓여져 있던 펩시 콜라컵에서 까지도 느껴지곤 했다. 영화 ‘작전명 발키리’ 에서도 느꼈지만 그는 ‘엑스맨’ 만 잘 만드는게 아니다. ‘엑스맨’ 도 잘 만드는 뛰어난 연출가임에 틀림없다.

순수한 열정을 품에 안고 살았던 한 예술가의 포효는 지구를 몇바퀴 돌더라도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 포효는 누군가의 가슴에 불을 지펴 더 큰 포효로 번져 나갈 것이다.


예술이 밥 먹여 주냐고?
아니, 예술은 그 존재 자체로 오늘도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