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우 Dec 16. 2019

포드 V 페라리

‘7,000 RPM..’


거두절미하고 현시점에 극장가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   한편만을 골라 봐야 한다면 절대적으로 답은 하나다, 정확히 ‘포드 V 페라리. 언제를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이를 바득바득 갈았는지, 발을 동동 굴렀는지, 엉덩이를 들썩들썩거렸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단지 몇 시간 전에 내가 상영관 안에서 그러고 있었다는 사실만이  영화가 얼마나 짜릿하고 통쾌하며 영화로서 인간에게 안겨줄  있는 모든 쾌감을 안겨주는지를 증명한다.

  셸비와 마일스,  남자는 같은 피니쉬 라인을 향해 액셀을 밟는다. 돈으로 무엇이든   있고, 할  있다는 헛된 믿음을 믿는 사람들은 평생   없는 어떤 가치를  둘은 끝끝내 지켜낸다. 24시간이라는 길고  레이스가 끝이 나고 먼저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하는 ‘셸비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내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는듯한, 자연스레 차에 대한 피드백을 읊는 ‘마일스 보는 순간,  영화는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를 돌아보게 만든다.


가치관이라는 건 생각처럼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 살아오면서 제법 단단하게 지켜왔다고 믿어  순간에도 어떤 유혹으로 조금은 흔들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주관을 키워내고 지켜내야 한다. 다듬고 두드리며 강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주관은  삶을 지속하게 만들어주는 엔진이다. 계속해서 나아갈  있도록 힘을 주는 장치이자 연료 창구의 역할까지 해낸다. 엔진이 없는 차로 7,000 RPM을 찍는다? 말도 안 되는 가설이지 않은가.

속된 말로 ‘지린다 표현이 찰떡처럼  어울리는 영화가 세상으로 나왔다. 24시간 동안 진행되는 르망 레이스 시퀀스는 지난봄 ‘어벤져스:엔드게임 감상하였을  느꼈던, 어쩌면  이상으로 치닫는 절정의 짜릿함을 선사한다. 제법 날씨가 쌀쌀한 겨울날, 적어도 152분이라는 시간 동안은 추위를  잊을  있는 방법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100분처럼 느껴지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늦기 전에 차에 올라타기를 권한다.

 순간만큼은 후회는 아주 먼 나라 이야기다.

매거진의 이전글 82년생 김지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