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늦작가 Jun 07. 2024

모난 돌에게 보내는 격려문

모난 돌의 전성시대를 바라며

여전히 어설픈, 30s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을 싫어한다.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남에게 미움을 받게 된다는 말. 강직한 사람은 남의 공박을 받는다는 소리다. 두각을 나타내던 사람이 주저앉을 때, 본인만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의 고독한 인생을 살펴보며 이 속담이 등장한다. 살짝 쌤통이라는 느낌과 다행이라는 안도가 섞여 있다.



글을 쓰며 이 속담의 예문을 찾아봤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더니 강직한 김 대리가 축출당했네', '옛말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했으니 유연하게 살아라.'가 있었다.



근데 이 속담의 뜻이 정 맞는 것이 너무 아프기 때문에 모난 돌이 되지 말라는 충고일까? 아니면 모난 돌이 기껏 해봐야 정 맞는 것 밖에 없으니, 나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가라는 격려일까?



과거 모난 돌이 정 맞았던 시대를 생각해 보면 한번 찍히면 살아남기 어려운 공동체 사회였을 것이다. 옳은 소리 바른 소리 하기보다 침묵하는 것이 생존 문법에 더 맞았을지 모른다. 근데 지금도 그럴까?



지금은 모난 돌의 전성시대라고 말하고 싶다. 두각을 나타내는 한 사람이 백 명이고 천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 강직한 본인의 철학을 지키며 새로운 문화와 팬덤을 만들고 그것이 무기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예문에서 나왔던 강직한 김 대리가 회사를 나가 창업을 해서 성공했을지 모르고, 정 맞기 무서워 유연하게 살았던 무색무취 김 부장님은 적도 없지만 편도 없어 이번 구조조정에서 짐을 싸게 되었을지 모른다.



시대가 변하면, 교훈도 변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의 풀이를 오늘부터 다시 해보자. 돌이 정을 맞아도 돌이고, 안 맞아도 돌이다. 그러니까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시샘 받을 만큼 뛰어난 능력을 갖추어보라고.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신념이면 밀고 나가보라고.



모난 돌, 외로운 인생길 화이팅하시기를.


작가의 이전글 특기가 뛰면서 김밥 먹기 입니다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