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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젼세이 May 11. 2023

회사를 다니지 않는 삶

가능할까, 불가능할까?

@etc.frame

직장 생활 3년 차, 닭장 같은 사무실을 떠나고 싶었다. 업무를 떠넘기는 사람들에게도 질렸다. 업계에서 나름 알려진 3곳의 회사를 다녔지만 마지막에 최악을 경험하고 나서 회사에 대한 더 이상의 부푼 희망과 설렘이 사라졌다. 과연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 그 끝이 내 의지에 의한 결과일지 아닐지 무기력한 미래를 바라보자니 흠. 도축될 날짜를 앞둔 소의 처지와 비슷해 보였다.



그러나 회사와 관계없이 나는 나의 업을 사랑했고, 거듭된 퇴사에도 여전히 사랑한다. 오히려 이 일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찾고자 여기저기 기웃거렸던 것 같다. 시대-사물-대상을 통찰하고 맥락을 발견하는 일. 이야기가 휘발되지 않도록 사진이나 글, 영상의 형태로 편집해 기록하는 일을 통틀어 에디팅이라고 나는 정의한다.



특히 이 업은 회사를 잘 만나야 하는데 뉴미디어의 영향으로 회사 성격마다 주요 과업이나 업무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목적이 마케팅인지 브랜딩인지, 두 번째로 기사형의 텍스트인지 영상이나 이미지 크리에이팅인지, 세 번째로 SNS 안에서도 광고까지 컨트롤하는지 제작 및 운영 관리만 맡는지 등등 천차만별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곧 <에디터의 성장통>에서 다룰 예정)



이중에서 나는 내가 잘하는, 앞으로도 역량을 키워가고 싶은 부분이 명확했다. 그 일로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실험해 보고 싶어 진지하게 프리랜서를 고민하게 되었다. 회사가 정해 놓은 업무의 범위에 억지로 나를 끼워 맞추거나, 딱 맞는 공고가 올라오기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이길이 낫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버는 것이 낯설지 않은 시대이니까.



엄마가 말했다. "인생은 파도를 타는 거야. 물리치거나 헤쳐나가는 것이 아니야." 이 흐름을 잘 타서 인생을 설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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