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을 먹으며 드는 단상

by 정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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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통밀 식빵을 토스트만 하여 먹었는데 오늘은 달콤하게 먹고 싶다. 그래서, 프렌치토스트로 만들고 식빵 위에는 꿀을 살짝 뿌렸다. 며칠 전 만들어 먹고 맛나서 가끔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통밀 식빵은 식감이 꺼끌꺼끌하고 거칠다. 부드러운 식감은 하나도 없다. 요즘 부드러운 맛과 달콤한 맛이 그리워지는 것 같다. 달걀부침도 만들어 놓았다가 컨디션 제로인 요즘 속이 니글거려 아침에 별로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먹지 않았다. 달걀부침은 점심이나 아니면 간식 정도로 먹고 있다. 식탁 위에 두고 출출하다 싶으면 왔다 갔다 하다가 먹곤 한다. 적고 보니 그러면 간식으로 먹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햄, 치즈 등은 빼고 달콤한 스타일로 차렸다. 프렌치토스트 통밀 식빵 1장, 사과 1/4개, 딸기 큰 것으로 2개, 방울토마토, 두유 1잔이다.



아침밥을 빵으로 바꾼 지 반년도 훨씬 지난 것 같다. 매일 밥과 국, 반찬 등으로 먹다가 나이 들면서 밥도 소식하게 되고 더더구나 짠 음식은 안 먹게 된다. 국도 먹는 횟수도 적고 양념 맛으로 먹는 무침이나 조림 등 단것과 짠 음식들을 안 먹으니 당연히 만드는 횟수도 줄어들게 된다. 가끔 먹을 때도 있으나 현재는 간도 세지 않고 그 재료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을 즐긴다. 그러다가 아침을 바꾸어 볼까? 라는 생각이 들고 식단을 다시 짜 보았다.

통밀 식빵과 달걀, 햄, 소시지, 베이컨 중 하나를 선택하여 굽고, 치즈, 계란 프라이, 과일, 음료 등이다.

오늘 식단에는 햄과 소시지, 치즈가 빠졌다. 몸이 피곤하여 달콤한 맛이 당기고 햄,소시지는 먹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과는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라 아침마다 늘 열심히 조금씩 먹고 있고, 방울토마토는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몸에 좋다고 하니 챙겨 먹는 편이다. 겨울철이 되니 방울토마토값이 비싸 망설여지나 반대로 다른 것에 소비가 적으니 선택을 하게 된다. 딸기 역시 겨울철 값이 금값이다. 딸기는 추운 겨울딸기가 당도는 최고인 것 같다. 비싼 가격에 망설여지나 이것 역시 먹고 아프지 말자! 라는 마음이 들어 선택을 하게 된다.

아파 병이 생기면 치료비나 병원비가 더 많이 드는 건 사실이다. 매일 조금씩 먹는데 먹고 사는 일이 참 즐거움이 아니라 어떤 때에는 힘겨울 때가 있다.

더더욱 요새 몸이 안 좋아 활동을 많이 못 하게 되니 먹고 사는 일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가 생기곤 한다.




이렇게 식단을 바꾸게 될 경우 제일 먼저 동의를 구해야 할 상대는 남편이다. 남편이 아침에 빵은 절대 먹을 수 없다고 하면 바꿀 수 없다. 절대적으로 아침에 밥과 국을 먹어야만 하는 토종 한국인 스타일은 아니다. 실제로 우리는 외국 여행을 가면 아침뿐만이 아니라 현지 음식에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 많은 양을 먹지 못하지만, 편식도 없고 그다지 먹지 못하는 음식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외국 여행을 가서 음식 때문에 힘들어한적은 별로 없다. 한국에서 따로 음식을 챙겨간 적도 없다. 현지 음식에 적응 하는 편이다. 가끔 거부감이 드는 음식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잘 먹는 편이다. 아침으로 나오는 빵과 치즈, 햄, 베이컨, 시리얼 등 잘 먹는 편이다.

남편과 의논 후 결정을 하고 "나는 상관없어, 그렇게 한 번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남편의 동의와 함께 시작된 아침밥을 밥 대신에 빵으로 바꿔먹는 일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대신 남편은 통밀 식빵 2장을, 나는 1장을 먹는다. 나는 더 적게 먹는다. 조금씩 자주 먹는 편이다.

예전 젊었을 때는 참 많이 먹은 기억이 있는데 나이 먹어 그런가? 많은 것이 변해가고 있다.


"여보, 출근해서 배고프지 않아요?"라고 물었다.


"아니, 괜찮은데 오히려 치즈도 먹게 되고, 과일도 먹게 되는 것 같아"


" 밥 먹고 싶으면 언제라도 얘기해요. 그땐 밥 먹읍시다."


그랬었다. 남편은 치즈도, 과일도 좋아하지 않는다. 퇴근 후 식사 후에 좋아하는 커피 한 잔만 마실뿐 과일도 먹지 않는 사람이었다. 옆에서 내가 권하니 마지못해 먹었다.

오히려 토마토, 사과를 아침에 꾸준히 먹게 되었다. 나는 추가로 입이 심심할 때면 오이나 무, 방울토마토로 간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아침밥을 먹으면서 참 생각도 많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음식을 많이 만들었다. 아이들 생일 파티, 친구들이 오면 아이들 입맛에 맞게 먹을 것도 만들어주던 바쁘게 보낸 시간이 있었다. 철저히 제철 음식을 만들어 같이 나누어 먹은 추억이 그립다. 아이들이 크고 나니 음식도 적게 만들고, 집에 없으니 더더욱 만들 기회가 줄어든다. 남편과 나는 나이 들어가면서 먹는 식사량이 줄어들고 건강한 음식 위주로, 몸에 좋다는 음식 위주로 먹는 편인데 식사량이 적은 우리 부부는 식탐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배가 고프니 먹고 식사 때가 되었으니 먹는 그런 정도, 미식가는 절대 아니다.

군것질을 좋아하지 않고 하루 3번 식사를 할 뿐이다. 그것도 소식(小食)으로..

아이들이 한창 먹을 청소년기에는 20kg 쌀을 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떨어지던 것이 이제는 10kg 쌀도 오래 먹는다. 정확히 따져보지는 않아도 쌀통에 오래오래 머물러 있다.


아이들이 크고 독립을 하여 이제는 부부만의 식단을 차리니 단출하고 일거리가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한창 먹을 나이에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더구나 시댁은 12번인가 13번 제사를 지냈기 때문에 그때마다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다. 한 달에 2번 제사가 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횟수가 가물가물하다. 그때도 즐거움보다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의무감으로 음식을 만든 기억이 많다. 힘들기도 하였다. 주방에 머문 시간이 제일 많았던 시간이기도 하다.

매번 가족들을 위한 밥상을 꾸리는 일이 버거울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성장하여 일거리가 줄어든 요즘 그때 조금 더 열심히 할걸!, 잘해줄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인간은 항상 후회하는 존재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늘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결혼 전에 음식도 잘 만들지 못한 내가 아이들이 태어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좋은 재료와 건강한 식단을 짜서 먹인 일은 사랑의 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이후로 열심히 요리를 배우고 시행착오 끝에 제법 맛을 낼 줄 알고 요리하기를 즐기게 되었다.

그래서 사랑의 힘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이유이다. 요리도 잘하지 못한 내가 아이들을 먹이려고 시도하고 배우고 하는 행위는 결국 아이들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인 사랑이 컸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자식들이 내가 만든 음식들을 맛나게 먹었을 때는 세상 기쁨을 다 얻은 듯 행복했던 시간이다. 결혼하고 자식이 생기고, 가족이라는 형태의 작은 사회 속에서 내가 할 일이 있고 내가 사랑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음에 한없이 기뻤던 것도 사실이다.

자식도 생기고 가족들을 위하여 음식을 만들 기회도 있고 그 속에서 기뻤던 일, 좋았던 일도 있었다. 나의 존재 이유도 분명해졌다.


시간이 흘러드는 생각은 사랑하기에 모성애로 할 수 없는 일들을 해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훌쩍 커버린 자식들을 보면 뿌듯한 마음과 조금 더 잘해줄 걸 하는 아쉬운 두 마음이 공존한다.

요즘에는 남편과 건강하게 아프지 않게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운동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기쁘고 긍정적으로 살기를 꾸준히 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가족들이 있어 행복하다. 앞으로의 시간도 맛있는 음식 같이 만들어 먹고, 나누어 먹는 작은 행복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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