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신이 맑아졌어
너의 향과 부드러운 거품이
멍하게 있던 나를
깨워주었거든
너 때문에 기억도 할 수 있었어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았어
눈을 감고 생각해보니
엄마의 얼굴이 떠오른 거야
엄마의 찡그린 얼굴
원두커피를 처음 사드리던 날
뭣이 이리 쓰다냐? 하시며
찡그리던 엄마의 얼굴이......
다 네 덕분이다
추운 겨울 산 위에서도 마셨지
그때는 우유 거품 없이 마신 상태였지
입김으로 호호 불며 손 녹이고 마셨던
네 덕분에 잠깐이나마 따뜻했었지
손과 몸이
예전 기억을 떠올리게 해 주었던 것도
시린 손 따뜻하게 해 주었던 것도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게 해 주었던 것도
바로 너! 너였어
이 좋은 날
이 좋은 것
모두 함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