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앤정 Feb 25. 2021

어떤날의 커피

지금 정신이 맑아졌어

너의 향과 부드러운 거품이 

멍하게 있던 나를 

깨워주었거든


너 때문에 기억도 할 수 있었어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았어


눈을 감고 생각해보니 

엄마의 얼굴이 떠오른 거야

엄마의 찡그린 얼굴

원두커피를 처음 사드리던 날

뭣이 이리 쓰다냐? 하시며

찡그리던 엄마의 얼굴이......

다 네 덕분이다


추운 겨울 산 위에서도 마셨지

그때는 우유 거품 없이 마신 상태였지

입김으로 호호 불며 손 녹이고 마셨던

네 덕분에 잠깐이나마 따뜻했었지 

손과 몸이


예전 기억을 떠올리게 해 주었던 것도

시린 손 따뜻하게 해 주었던 것도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게 해 주었던 것도

바로 너! 너였어


이 좋은 날 

이 좋은 것

모두 함께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저 시간이 흐르는대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