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드라이브

컵쿤 치앙마이7 - 몬쨈 투어

by 진진

치앙마이로 한 달 살기를 하고 온 선배가 그랬다. 치앙마이에 있으면 한 번쯤 가게 될 사원이 있다고. 그곳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마 왓 프라탓 도이수텝이 그곳인 것 같다. 치앙마이에 도착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도이수텝에 갔다. 친구가 알려준 논 기사님 투어 중 몬쨈과 도이수텝을 함께 갈 수 있는 투어가 있다. 가격은 2000밧으로 8만 원 안 되는 가격이니 치앙마이에서는 꽤 비싼 투어다. 나를 포함해 친구 세 명과 나눠서 돈을 지불했다. 혼자 왔다면 동행을 구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투어 전 논 기사님과는 이모티콘을 꼭 붙이며 다정스러운 카톡을 했다. 기사님은 제시간에 도착했고 킹콩 랜드를 시작으로 몬쨈까지 순조롭게 도착했다. 몬쨈은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해가 넘어가길 기다리는데 기사님이 돌아오라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딱 10분만 더 있으면 해가 질 것 같은데, 카톡으로 조금만 더 있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스마일을 붙여가며 돌아오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차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데 차만 있고 사람은 없다.

웨어 아 유? 기사님이 보낸 사진은 우리가 이미 지나친 곳. 차가 있는 곳에 있다고 하면 될 것 같지만, 괜히 위로 올라가서 노을을 보고 싶다. 다시 헉헉. 기사님이 보인다. 너네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 온 거니? 아마 그렇게 물은 것 같다. 서툰 영어와 랭귀지로 이곳에 조금 더 있다가 도이수텝에서 일찍 출발하겠다는 의사를 표하고 기사님에게 5분 더 있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투어는 몸이 편하지만 이런 시간제한이 참 아쉽다. 결국 다시 간 일몰 명소는 이미 해가 넘어간 뒤였다. 우린 딱 해가 넘어갈 때만 엉뚱한 곳에 있다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래도 노을 진 하늘색을 본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제 마지막 코스인 도이수텝으로 간다.

도이수텝으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하기로 악명 높다. 그래도 우린 베테랑 기사님과 가는 거니까, 사실 난 멀미도 없어서 별 걱정이 없었다. 도이수텝으로 가는 길이 그렇게 깜깜하고 빠른 속도로 가는 곳인지는 몰랐을 때까진 그랬다. 우리가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5분 늦게 출발해서인지, 기사님은 속도를 높였다. 내려오는 차의 속도도 빨랐고,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는 차들은 거침없었다. 거기에 오토바이와 자전거, 썽태우가 달려오기도 했다. 운전석 위치와 차가 달리는 방향이 한국과 반대라 괜히 더 무서운 주행이었다. 기사님은 달리는 동안 한국 노래를 틀어주셨는데, 공교롭게도 지코 노래가 연달아 나왔고 마음은 더 심란해졌다. 꼭 물을 가득 채운 물 잔을 들고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출렁출렁. 도이수텝으로 가는 길은 한 시간 좀 넘게 걸렸고 그 시간 동안 사고가 나지 않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사원에 도착하기 전에 그렇게 빌다 사원에 도착했다.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면 돈을 내야 해서 우리는 계단을 택했다. 올라갈 만한 거리였지만 숨이 찼다. 노동요로 유명한 샤이니의 링딩동을 들으며 겨우 도착한 도이수텝. 그곳의 야경 덕분에 죽음의 드라이브가 싹 잊혔다. 다시 그 길을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잊고..


내려가는 길, 사고가 났다. 우리 차가 아니라 오토바이 사고가 난 듯한 현장을 목격했다. 구급차가 와 있고 오토바이와 사람들이 보여서 웅성거렸더니 논 기사님이 차분하게 사고가 났다고 한다. 우리는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다행이다. 오늘 하루 동안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고 운전 해준 논 기사님께 컵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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