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없는 배달 어플

컵쿤 치앙마이 9 - 한국과 치앙마이의 소소한 차이

by 진진

여행이 이틀도 채 안 남은 오늘, 배달을 시켜 먹었다. 하나 남은 컵반을 먹으려다 귀찮아졌고 나가서 사 먹기에는 당장 남은 현금이 부족했다. 저녁은 카드 결제가 되는 락미버거에서 먹을 예정이고 점심은... 한참을 고민하다 치앙마이의 피자 브랜드인 피자 컴퍼니에서 음식을 시켰다. 피자는 어제 먹어서 물리고, 까르보나라 스파게티가 당겨서 스파게티와 코리안 스파이시 윙과 함께 주문했다. 전에 맥도날드와 KFC를 시킬 때 썼던 푸드판다 어플로 주문을 했는데 푸드판다는 우리나라의 배달 어플과 달리 배달 수수료가 거의 무료이고 최소 주문 금액도 없다. 배달료는 그렇다 쳐도, 혼자서 음식을 시켜 먹을 때 가장 난감한 부분이 최소 주문 금액인데 여기서 자유롭다는 점이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큰 메리트이다. 나는 친구와 함께 여행 왔지만, 오늘처럼 친구가 마사지 스쿨에 간 날이면 고국의 시스템과 다른 이런 소소한 차이가 배로 고맙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가 먹고 싶었는데 온 것은 오일 스파게티다. 까르보나라라고 볼 수 있는 크림이 살짝 올라가 있기는 한데, 기대하던 꾸덕한 스파게티라 아니라 아쉽다. 그 아쉬움을 코리안 스파이시 윙이 달래준다. 친구를 따라 선데이 마켓에서 산 코리안 스파이시 치킨이 계속 생각나서 시켜봤다. 양념 맛은 한국의 것을 완벽하게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 차이를 설명하자면 조금 더 시큼하고 단맛보다는 짠맛이 더 난다.

점심을 먹으니 졸리다. 한 달 살기는 하루를 여유롭게 보내기에는 짧은 기간이다. 가고 싶은 곳과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매일을 바쁘게 지냈다. 한국에서는 낮잠도 곧잘 잤는데, 여유를 찾으려고 떠난 치앙마이에서 더 빠듯하게 보냈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는 한 달이 그렇다. 한참 자다가 엄마한테서 온 보이스톡에 잠에서 깼다. 마스크를 꼭 쓰고 오라는 당부, 암요. 암요.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면 이런 꿀잠은 자지 못했을 것이다. 현금이 있었으면 집 코 앞에 있는 블루누들에 갔을 텐데. 한국인들이 자주 가는 맛집 중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이다. 추천이 많은 곳에는 이유가 있는 법... 치앙마이는 카드 결제가 되는 매장이 몇 없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장소는 한국의 공차 느낌이 나는 차트라뮤인데 여기는 카드가 될 줄 알고 왔지만 되지 않아서 현금을 주고 버블티를 마셨다. 스타벅스에 가려다 이곳은 카드가 될 것 같아서 왔는데, 어딘지 모르게 불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아가며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우롱 버블 티는 맛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런 차이가 그리울 것 같다. 메뉴를 신중히 고르고 주문하기를 눌렀을 때 배달료와 함께 올라가는 최종 금액을 볼 때 더욱이.

오늘은, 숙소에서 뒹굴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고 밖에 나와 글을 쓴 나에게 컵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