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의 기쁨과 슬픔

20200719

by 진진

어제는 누군가 나에게 책방의 기쁨과 슬픔을 물었다.

기쁨은 내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

슬픔은 투잡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이라고 답했는데 슬픔은 번복할 필요가 없지만 기쁨은 잘 모르겠다.


기쁨.

엄마가 주변 사람에게 선물한다고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몇몇 사람들 중 외삼촌에게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추천했다. 6남매 중에 막내라 어린 내가 보기에도 철없어 보일 때가 있었지만, 항상 책을 읽고 있던 삼촌. 늘 와이셔츠를 입은 직장인이었던 삼촌이 재밌게 읽을 책을 권할 수 있어 기뻤다.


묵직한 가방을 들고 온 손님이 그 안에서 책방을 그린 엽서 뭉치를 줬다. 다름 아닌 나의 책방이다. 그러고 몇 마디 하지 않은 채 책방을 떠났다. 전혀 부담스럽지도 않고 생색 같은 것도 없다. 그저 고맙기만 한 하루를 선물 받은 것 같아 기뻤다.


손님이 바나나 우유가 1+1이라고 하나 주고 가셨다.

그 손님은 언젠가 어떤 책 제목을 읽고 나에게 뭔가 묻더니 그런 책을 안 좋아한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어렴풋 그 심정이 이해가 가서, 별 마디 안 했는데 또 어떤 날 와서는 그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며 왜 읽기 힘들어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바나나우유는 변함없이 맛났다. 얼굴 익은 손님이 생겨 기뻤다.


책방 앞에 빨간 대문 집이 있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나의 책방에 와서 집 앞에 이런 책방이 있다며 책방을 구경하다 갔다.


생각지도 못한 친구들이 책방에 와 축하해주고 책을 샀다. 함께 밥을 먹었다.


구체적인 기쁨이 많은데, 다 늘어놓을 수 없어 몇 가지 떠올려봤다. 구체적인 슬픔은 요즘 챙겨 먹는 마그네슘의 힘으로 떠올리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