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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Feb 14. 2021

주식으로 월세를 내야 하는데

20210214

  주식을 시작한 지 3개월 째다. 남들 다 한다는 주식을 나도 하고 있다. 연말연초에는 꽤 열정적으로 기업을 찾아보고 매수와 매도를 했는데 지금은 그 열기가 조금 식은 상태이다. 최근 고작 백만 원 남짓인 자본금으로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소용없다고 느껴져 몇 가지 종목을 정리했다. 지금은 국내 주식으로 삼성전자, 미국 주식으로는 친환경 관련 주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연초에 책방의 가구를 바꾸고 입고 싶은 옷을 사고 첫 무선 이어폰을 장만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달 책방 월세가 똑 떨어졌다. 얼마 치의 월세를 저금해둘 법도 한데, 이렇게 살고 있다. 학생 때는 돈이 필요하면 사 두었던 카메라나 가방, 신발, 이북리더기를 팔았다. 중고서점에 책도 주기적으로 팔았다. 그 버릇을 아직 못 고쳤다. 넣어둔 월세만큼의 주식을 매도해야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다. 장기투자로 가져가려 했던 삼성전자 우량주 주식을 매도하고, 코카콜라와 기술주 ETF를 정리했다. 몇 주 사지 않아서 소박한 한 달 치 월세를 구했다. 수익률은? 은행 이자보다는 나으니까 잘한 선택이다. 이번 달도 무사히 책방 월세를 입금했다.

  나에게 주식의 순기능은 회사를 계속 다니게 한다는 점이 가장 컸다. 월급이 들어와야 새로운 주식을 살 수 있다. 직장을 다녀야 종잣돈을 모을 수 있다. 어떤 날은 휴일도 반갑지 않았다. 주식장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잣돈이 모여 퇴사를 한다면 서점을 운영하면서 주식으로 부수입을 내는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 지금은 적은 돈이지만 이 돈으로 시장의 흐름을 읽어가면서 큰돈이 생겼을 때 잘 불려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주식을 사고팔면서 드는 생각은 종잣돈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직장을 관둘 타이밍이 아니다. 버티자!

  오늘은 설날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일요일이라 책방 문을 열었다. 책방에 들린 독립출판물 작가님에게 지금 쓰는 글을 이야기했더니, 큰 오해가 생겼다. 주식 수익률로 월세를 냈다고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회사를 관둘 텐데, 내일은 다시 출근. 다시 장이 열리는 월요일이다. 월급이 아닌 재테크로 책방 월세를 낼 날이 오길 바라며, 책방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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