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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Mar 02. 2017

친구들은 개강을 했고 난 출근을 했다.

알바 시작 

  매일 알바 어플을 봐도 딱히 마음에 드는 자리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겨울 방학 2달을 보내고 이제 벌써 출근 5일째다. 사무보조 알바다. 게다가 방향은 좀 다르지만 어쨌거나 내가 선호하는 출판 분야의 회사! 

  다들 꿀알바라고 했는데, 내가 다니는 곳은 결코 아니다. 지금도 모니터를 보고 타자를 치고 있는게 좋으면서도 싫다. 아침부터 계속 모니터를 봤기 때문에,, 그래도 좋은 건 회사 키보드의 투닥투닥거림보다 내 노트북 키보드의 티딕티딕하는 소리가 더 좋다는 점. 꼭 답해야 할 카톡을 보내느라 잠시 투닥거리는 소리가 오래나면 대리님은 나에게 어떤 작업을 하고 있냐고 꼭 묻는다. 괜히 찔려서 그렇게 느끼는 거라 믿고 싶다.  

  전에 했던 알바들은 대부분 몸이 좀 힘들고 서비스직이라 사람을 상대하는 게 힘들었다면, 사무보조 알바는 머리가 아프고 어깨가 결리고 컴퓨터의 이상 반응을 상대하는 게 힘들다. 그래도 버틸만 하다. 알바지만, 회사에서 일을 해보는 것도 경험이고 조금이나마 직장인의 고충을 알 것 같다. 날 가르쳐주시는 대리님의 모습을 보며, 분명 야근이 없는 회사라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 야근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런 대리님을 보며 '칼퇴'를 못하고 하던 일을 마무리하느라 30분 늦게 퇴근 한 내 모습을 보며,, 일급을 받는 입장이지만 밀려있는 일을 보면 나도 야근을 해야하나 싶다. 물론 안할 거지만 왜 이렇게 바쁜 회사에 사무보조 알바로 취직을 했는지 이럴려고 휴학을 했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운 하루였다. 

  학생 신분인 게 행복한 순간이다. 오늘 처음으로 학교가 내 체질에 맞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은 개강을 했고 또 바쁜 매일을 살겠지. 그래도 회사를 와서, 주말에, 별 다른 과제나 팀플이나 여러모로 신경쓸 게 없다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과제를 할 때보다 더 컴퓨터와 더 친해진 듯 싶지만, 돈 주니까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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