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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Feb 27. 2019

여행 가기 전에 읽는 여행 에세이

<교토의 밤/ 글 김상민/ 사진 그림 민주원/ 흥청망청북스>

# 네 번째 감상글


교토의 밤/글 김상민/사진 그림 민주원/ 흥청망청북스/ 백년서점에서 구매

내용한줄: 교토 여행 감성 참고서

마음한줄: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교토 여행 코스를 발견해 참 좋다.


3박 4일 교토 서점 여행

  <교토의 밤>은 교토 여행을 가기 전 읽어보려고 산 에세이집이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교토 서점에 가는 것. 그중에서도 케이분샤와 츠타야, 세이코샤에 방문하는 계획을 세운 상태였다. 더 추가할 곳이 있는지, 식당이나 카페는 어디가 좋은지 정보를 얻으려고 책을 샀다. 물론 정보만 얻으려면 가이드북을 사는 게 더 좋을지 모르지만 교토에 여러 번 방문한 작가님이 다녔던 식당, 카페, 서점 등 정보와 함께 작가만의 이야기가 함께 있는 여행 에세이가 좀 더 끌렸다.


교토로 향하는 기차는 오사카 사람들의 일상을 가로질러 통과한다_p43


KYOTO

   4년 전 봄 처음 교토의 갔던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3년 전 겨울 교토에 갔던 내 여행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 처음 일본 여행을 했을 때는 같은 3박 4일이었지만 오사카와 교토, 고베까지 크게 세 군데 지역을 방문했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꼭 가는 코스대로 갔는데, 처음에는 교토에 방문할 계획이 없었다. 대신 유니버셜에 가려고 했는데 마침 유니버셜 티켓을 예매한 친구가 티켓을 수령하려니 문제가 생겨 티켓 수령을 하지 못하게 돼 여행 계획을 변경하기로 한 것이다. 놀이기구 타는 걸 무서워하는 나는 내심 그 실수가 반가웠다. 급하게 환불을 하고 여행 계획을 다시 짜야 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교토를 많이 추천했었던 터라 유니버셜행 불발이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처음 교토에 갔을 때, 왜 사람들이 교토가 제일 좋았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교토의 거리는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교토만 방문하기로 했다.


  책을 읽으면서 교토에서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았다. 책을 참고해 세운 이번 여행 계획은, 

기온시조역과 가와라마치를 잇는 시조 다리역 밤 풍경 보기

케이분샤 서점 가기

츠타야 북스 가보기

호텔에서 빈둥대며 지브리 영화 보기

세이코샤 가기

호호호-자 가기


  이 외에 몇 가지 버킷리스트를 세우고 떠난 여행은 실수가 가득했지만, 그래도 순조롭게 하고자 한 일을 모두 할 수 있었다. (YUYBOOKS는 주말만 영업을 해 가보지 못했다.) 이번 여행은 혼자 떠나는 여행이기도 하고, 한 도시에만 머물러서 작가님처럼 '비우는 여행'이 하고 싶었지만 오히려 여행 일정에서 한 군데를 더 갔다. 시간이 흐르면 좀 더 미련이 없고 여유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교토의 낮

  <교토의밤>은 교토 이야기뿐만 아니라 작가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나보다 나이가 더 많고 사회경험이 많은 작가님의 책이라, 겪어보지 못했지만 앞으로 겪어볼 것 같은 일에 공감이 갔다.


계속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다. '우리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_p61  

  여행할 때 숙소를 '우리집'으로 표시해 둔다는 작가님이 숙소를 집으로 표현한 대목이 공감가는 이유는 나 역시 잠시 머무는 곳도 '집'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대학 기숙사에 살 때도,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에 살 때도 두 달에서 네 달 정도의 짦은 기간이었지만 내가 돌아갈 곳은 당분간 그곳이기 때문에 집이라고 해야 마음이 편했다.


오롯이 나의 오브제만으로 가득하던 세계 속으로 내 것이 아닌 무언가가 들어차기 시작한다_p83

  아직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해보지 못 했고, 졸업도 하지 않은 대학생이지만 언젠가 취업을 하고 사회로 나가 생활을 하다보면 이 문장과 같은 날을 맞이 하겠지, 그때도 지금처럼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계절의 징표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_p97


  3박 4일 간의 여행이 끝났다. 교토 여행 에세이를 읽고 떠난 여행은 부족함이 없었고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또 다시 교토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선 이번 여행 덕에 또 다른 시작을 새로운 마음으로 잘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언가 시작하기 전 떠나는 여행은 시작하기에 앞서 큰 힘이 된다. 내 것이 아닌 무언가가 들어차기 전, 새로운 곳에서 내 것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여행을 갈 날을 기대하며, 여행과 감상을 마친다.



교토에 가는 비행기편이 지연돼 간사이 공항에서 기록을 남겨본다.

낱낱의 기록 감상문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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