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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Feb 16. 2020

치앙마이에서 본 기생충

컵쿤 치앙마이4 - 영화관 소동

  치앙마이에서 가장  쇼핑몰인 마야몰에는 영화관이 있다. 영화를  생각은 없었는데 친구가 상영 표를 알려줘서 구미가 당겼다. 다름 아닌 패왕별희를 상영한다는 . 아껴두고 보지 않은 영화라 태국에서 보면 의미가 있을  같았다. 영어 자막을 해석하지 못할까 봐 스포일러를 감수하고 줄거리까지 모두 찾아보았는데, 영화가  시간이라는  알고 보기를 포기했다. 영화 상영 시간은 8시부터였고 친구들은 스윙을 추러 가서 영화는  혼자 봐야 했다. 영화가 끝나면  11시라 혼자 숙소에 가기에는 위험했다. 아쉽지만 패왕별희 관람은  미루기로 했다.
   이후로 종종 상영 표를 찾아봤다. 기생충이 간간히 상영하고 있었다. 기생충은 상영 직전에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있다가 봉준호의 전작이 나의 취향과 맞지 않다는 점을 떠올리며 결국 무료 vod 떴을   영화다. 기생충을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고 나도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으니 함께 기생충을 보기로 했다. 결정적으로 태국의 영화표 값은 한국에 비해 월등히 싸다. 우리는 120 바트, 한화로  5000  되는 가격에 영화를 봤다. 이곳도 영화관 간식만큼은 비싸고 양이 적어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치즈 소시지를  먹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가 시작하기  태국 국왕에 대한 경례를 하고 시작하는데, 친구의 말을 빌리면 자신의 영상이라면 창피해서 숨을 그런 영상이 틀어진다.
  영화가 시작했는데 불이 꺼지지 않는다. 태국 영화관은 원래 이런 건지. 먼저 버즈 오브 프레이를 보고  친구에게 물으니 아니란다. 아니겠지. 영화가 시작하고 5분쯤 흘렀을까. 그제야 불이 꺼진다.
  확실히 스크린으로  기생충은 압도적이었다. vod  때는 보기 싫은 장면 같은  넘겨가면서 봤는데 그럴  없으니 표정은 구겨지면서 이해도는 높아졌다. 사실 연교와 기정의 연기가    보고 싶어 져서  거라 만족도는 높았다. 특히 연교의 연기는 정말, 나는 연교를 사랑한다. 사랑이라고 봐야지. 기생충을 처음 보고 가장 놀란  문광의 연기 톤이었다. 그때 나는 동백꽃  무렵을 보고 있었고  전에도 이정은의 연기를  적이 있는데,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그런 문광의 연기가 치솟고 극의 상황이 몰아칠   깜깜. 화면이 까매졌다.   정도는 영화에 원래 이런 장면이 있는  알았다. 장면 전환  그런 . 근데  시간이 길어지고 웅성웅성. 친구에게 다시 물어봤다. 기생충 원래 이래?  아니란다. 아니겠지. 행동력 좋은 관객  명이 뒤로  직원에게 상황을 물어본다. 대충 들어보니 고치려면 15 정도 걸린다는데 아니, 이곳은 영화 보는 중간에 이런 일이 생기는  비일비재한 걸까? 한국이라면 환불을 해주거나 환불을 요구하는 관객이 있었을 텐데.  값에 봤으니 일단 넘어간다. 사실  상황이 조금 재밌기도 했다. 깜깜한 영화관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 모두 똑같은 생각이었겠지.  영화관 계획이 있는 거야? 어쨌든 영화는 다시 시작되었다.
  어쩌다 보니 올해 영화관에서 처음으로  영화가 기생충, 그것도 태국에서  영화다.  옆에서 상황을 설명해주고 함께 호들갑을 떨어준 친구에게 컵쿤!

이후 기생충은 아카데미 상을 휩쓸었고 드문 드문 하나밖에 없었던 시간대가  늘어났다. 부디 결정적인 장면에서 다시는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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