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녀의 기질이 있던 저는 시를 쓰고 시집을 내고 싶었습니다. 지금 보면 오글거리기도 하고 늘 저만의 노트 안에 담겨 있는 시였기에 수줍기도 합니다. 6학년인 큰 딸이 우연히 엄마의 스프링 노트를 보았습니다. 읽고 나더니 잠시 흥분 모드더라고요. "엄마! 문학소녀였네. 야! 시집 내야겠다. 파도의 사랑 이야기가 난 젤 좋아." 이렇게 딸아이의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가보고 싶던 시를 꺼내 주었습니다.
종종 어릴 때 쓴 시들을 꺼내 주려고요.^^ 저도 시를 타이핑하며 열일곱 살 저와 만나봅니다. 그 아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 아이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귀 기울여 보려고요. 오늘 하루 주어진 많은 시간 동안 잠시 자기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주 잠시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마음은 어떻니? 어떤 하루를 만들고 싶어? 너에게 오늘 하루는 어땠지?'
나와 이야기하며 만들어 가는 오늘 하루도 안녕입니다. 나무 아래서 쉬었다 가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