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열여덟 살 나무
편한 친구라 여자 친구들 사이에 함께 있어도 청일점인지 모를 그런 친구였어요.
고등학교 시절 남녀라는 개념 없이 친구들끼리 함께 친하게 지내던 시간이에요.
저는 좀 겁이 많은 학생이었어요.
그런 날 늘 놀리며 어두운 시간 비탈길의 길을 오르며 집을 바려다 주던 친구.
늘 우스개 소리로 '낄낄 깔깔'하던 시절.
우르르 몰려 친구들 집도 바려다 주던 시절이지요.
지금 돌아보면 다 예쁜 추억이 되었을 텐데
저는 조금은 고지식한 아이였네요.
친구라는 이름이어도 남자랑은 단 둘이 영화도 보지 않던 아이.
모두 모여 놀 때만 가능한 일들이었지요.
좋은 친구였는데 조금은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느꼈을 때
허물없이 친구라는 사이로 지낸 시간이 그리웠어요.
예전처럼 편한 친구사이였으면 좋았을 텐데
더 이상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아이는 시를 썼지요.
꼭 한때 유행하던 <피노키오>의 노래 가사처럼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날 보는 너의 그 마음을 이젠 떠나리.
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
고등학교 시절 써 놓은 시를 돌아보니 풋풋하고 예쁘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