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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Emilio Dec 18. 2018

[경제] 자영업을 살리는 다른 생각

'빈 상가엔 왜 공인중개소만 생기나요?'

동네 상가 치킨집이 문을 닫았다. 얼마 안 있어 문구점이 닫았다. 왜일까?


치킨집 자리엔 부동산이 들어온다고 한다. 이미 그 건물엔 부동산이 두 개나 있다. 맞은 편 상가에도 있다. 동네에 가장 많은 업종은 부동산이다. 왜일까?


우선 임대료가 너무 비싼 탓이다. 일반적인 수준으로 장사를 하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다. 아울러 내년 최저임금 기준 월급은 209만 원이다(209시간 근로, 주휴수당 포함). 많은 자영업자들은 이 수준 이상으로 돈을 가져가지 못한다(자영업자 평균 연소득 1,845만원/2015년(중소기업연구원), 이를 물가인상율 상회 연 3%신장 가정하면 2019년 2,076만 원). 단지 금전적 측면에서만 이렇다. 각종 인허가, 상권 문제, 민원, 알바 등등의 모든 이슈를 감당해야 한다. 이럴거면 장사 안 하는 게 맞다. 개인적으로 장사하려는 여러 사람들을 말렸다.


대략적으로 연봉 5천만 원 직장인은 매출 9억4천만 원 한식점과 비슷하다(연봉 전액을 순이익으로 가정, 한식점 소득율 12.0%/국세청 매출 3억 원 기준). 거칠게 말해 매출 10억 원을 해야 이전 소득과 비슷하단 말이다. 월 9천만 원을 찍어야 한다. 하루도 안 쉰다고 하고 일 매출 3백만 원 하기가 쉬운가. 1만 원 설렁탕을 3백 그릇 팔아야 한다.


이에 반해 공인중개사업은 소득율이 55.4%(이는 성형외과와 비슷한 수준)이다. 들어가는 비용은 낮으며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라 수수료도 따라 엄청나게 올라갔다. 이러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효자(?) 업종이 된 거다. 건물주 입장에선 비싼 임대료에도 오케이하는 세입자들이 있으니 임대료를 절대 낮출 필요가 없다. 본인 건물에 부동산이 몇 개면 무슨 상관인가. 꼬박꼬박 월세만 잘 들어오는데.


결론적으로 부동산 중개업종이 시들해져야 전체 임대료 수준이 낮아진다. 중개 수수료에 구간별 상한을 강화해서 부동산 중개업 확산을 막아야 한다.


손님이 많아지는 길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백선생 같은 사람이 식당을 다 살릴 순 없다. 부동산을 잡아야 자영업자들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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