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으로 산다는 것 #7
팀장의 가장 큰 미션은 '목표관리'와 '사람관리'다. 사람관리가 잘 돼야 목표관리가 잘 되겠지만, 목표관리가 안 되는 팀의 사람관리가 잘 될 리가 없다. 목표관리와 사람관리는 늘 함께 간다. 목표관리 없이 사람관리만 잘 되는 조직은 동호회나 동창회지 회사 같은 조직은 아니다.
팀장과 목표관리
팀장의 목표는 무엇일까? 주로 KPI(Key Performance Index)로 회사에서 지정된다. 이는 실적목표와 역량목표로 구분해볼 수 있다(극단적으로 실적목표만 있는 회사도 있고, 역량목표를 근태목표와 같은 정성목표로 삼는 회사도 있다). 물론 팀장 개인적으로 팀 내에서 특정 목표를 자율적으로 수립하고 노력할 수도 있다. 다만, 일반적인 상황에선 (협의를 거쳐) 회사가 (연봉 책정과 승진을 결정하는, 물론 이것들은 목표관리의 활용처이지 목적은 아니다!) 공식적인 목표치를 승인해준다.
명시적으로 목표관리를 이해하기 위해 '영업 2팀'을 가정해보겠다. 일반 B2C(소비자 상대 기업) 제조기업이며, 매출은 주로 대리점을 통해 이뤄진다. 영업 2팀의 주요 업무는 대리점 채널 관리다. 담당지역은 경인 지역을 맡고 있다. 팀원 7명의 할 일은 대부분 경인 지역의 전속 대리점과 일반 취급점을 방문하고 협의하는 일이다. 실적목표와 역량목표의 가중치는 70% : 30%이다. 팀장 목표의 대략적인 Break-down은 다음과 같다.
[실적목표]
- 경인 지역 매출신장율 : (전년 대비) OO% 신장
- 경인 지역 매익목표 : O억원
- 경인 지역 미수율목표 : 매출액 대비 OOO% 이내
- 경인 지역 신규채널 개소 : O개소 이상
- 경인 지역 채널이탈 방지 : O개소 미만
- 팀 비용지출 목표 : 계획 대비 지출 비율
[역량목표]
- 조직 역량 (조직성과 교육 이수, KPI 관련 팀원 면담, 내부 Semi-Workshop 수행 등)
- 전문성 역량 (학습 분위기 조성, 내부 학습 리딩 등)
- 윤리성
- 타 부서와의 협조도 (상호 평가 요소)
선진적인 목표관리 제도들도 있겠지만, 위와 같은 정도라면 중간 수준은 될 것 같다. 다만, 실적에 올인할 것 같은 영업팀에 왜 '역량목표'까지 부여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실적은 표피이고, 역량은 속살이다. 속살 건강이 안 좋은데, 윤기 나는 피부를 갖는 건 불가능하다. 물론 일시적으로 화장을 해서 꾸밀 수는 있겠지만, 오랫동안 속일 수는 없다. 상식적인 얘기다. 하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팀장의 현실이 장애물이다.
팀장의 현실
팀장은 가정으로 치면 어머니, 아버지 역할 모두를 해야 한다. 예전 부서제였을 때는 사수-부사수 개념의 도제식 운영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팀장 빼면 모두 팀원인 상황에서 원칙적으로 팀장의 역할을 분담해줄 사람이 없다. 더욱이 영업팀인 경우 팀원들의 영업처 관리는 물론 핵심 거래처 몇 군데는 직접 관리하는 경우도 많다. 시간이 없는 팀장에게 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목표관리를 위해 무슨 방도가 있을까.
첫째, 역량이 실적의 기초임을 전파한다
영업팀만큼 실적 지향적인 부서가 있을까. 회사에선, 사람들은 실적을 내는 영업팀을 최고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놀라운 실적 뒤 이면의 진실을 마주한 적이 여러 번이다. 연말 무리한 밀어내기로 높은 평가를 받고 해외연수 기회까지 잡았지만, 불과 몇 개월 후 엄청난 미수채권 사태를 맞았던 사례, 내부 의사소통 없이 강압적인 매출 지상주의로 팀원들 간의 불만이 폭발해서 우수한 팀원들이 집단적으로 퇴사했던 사례 등등.
체력이 없으면 바벨을 들지 못한다. 누가 잠깐 도와줘서, 바벨 무게를 속여서 든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 실력이 아니다(여기까지 써놓고 나니 갑자기 한숨이 나온다. 아무리 팀장이 알면 뭘 하나. 본부장이, 사장이 몰라주면 그만인 것을. 이 점은 나중의 글로 기약하자). 진짜 실력의 기초가 되는 역량 배양에 힘써야 한다. 위 '역량목표'는 팀장의 것이고, 팀원들은 대부분 '전문성 역량'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럴 경우 팀장은 전문성 향상이 실적 향상임을 지속해서 강조해야 한다. 사람은 일곱 번을 들어야 장기기억화된다고 한다. 팀원들이 명심했으면 하는 내용을 일곱 번을 얘기했는지 팀장은 점검해봐야 한다.
역량배양의 중요성을 공유
둘째, 팀장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 부분이 물리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날마다 실적으로 쪼아대는 영업본부장, 클레임으로 항의하는 고객사, 속 썩이는 팀원... 팀장은 늘 바쁘고 정신이 없다. '시간 활용을 잘하라',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라', '회의 시간을 줄여라' 이런 테크닉 위주의 대안은 팁이 될 뿐 절대적 시간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질 못 한다. 시간 부족에 허덕이는 팀장은 반드시 '부팀장'을 구하길 권고한다.
경험상 팀원 5명 이상이 되면 혼자 관리한다는 것에 한계가 오기 시작한다. 매주 한 명씩 면담만 해도 한 달이 훅 간다. 회사에서 좋아하든 상관없이 부팀장을 지정해서 팀 내에서 공식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옥상옥이나 문고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부팀장에게는 상대적으로 실무적인 목표관리를 맡기고, 팀원들의 현황을 파악하는 역할을 맡기면 좋다. 따라서 부팀장 재목은 실력과 인정을 받는 사람이 바람직하다. 또한 부팀장은 조직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어차피 팀장도 그 자리에 천년만년 있을 게 아니다.
시간이 필요한 팀장
셋째, 확보된 시간을 중요한 일에 투자한다. 시간관리의 바이블이라고 하는 '아이젠하워 모형'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모형인데, 대부분의 사람이 실행하지 못하는 점이 하나 있다.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4 사분면의 활동을 바쁘다는 이유로 미룬다는 것이다(개인으로 친다면 금연, 금주, 운동 등). 4 사분면의 일들은 대부분 '시간의 축적'이 필요한 중장기적 과제일 경우가 많다. 단기간의 노력이 쌓이지 않고는 질적 변화가 일어날 수 없는 부분이다. 어렵지만 제대로 된다면 팀 성과로 연결될 기초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부팀장'은 시급도가 높지만, 중요도는 떨어지는 일상 업무를 맡도록 한다(B). 이렇게 되면 팀장의 절대적 시간을 일부나마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확보되는 시간은 4 사분면에 투입해서 중요도가 높은 업무의 공백이 없도록 노력한다(A).
결국 중요한 활동이 성과를 좌우
기타 방법으로는 회의체를 개선하는 것이다. 영업팀이라면 실적회의가 많을 것이다. 요즘은 영업관리시스템이 발달해서 따로 보고 없이도 팀장은 팀원들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다. 가령 둘째, 넷째 주 회의는 역량목표와 관련한 회의를 하는 것이다. 아울러 개인 면담의 주제도 역량목표 부분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팀의 목표관리는 전사적 차원, 본부 차원에서 배분해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관리하는 방식 역시 하나로 확정돼서 점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쉽게도 팀장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회사나 본부 차원에서 팀장에 대한 배려나 팀 상황에 대한 고려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을 고려해서 편법 같은 부팀장 제도를 생각해봤다.
팀장은 구조상 독박을 쓸 수밖에 없다. 철인이 아닌 이상 그걸 견디기 쉽지 않다. 동지로써, 후배로서 든든하게 함께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회사 일도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