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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Emilio Feb 07. 2017

[기업] 착한 기업은 없다

오뚜기와 삼양에 대한 짧은 글

최근 '오뚜기'에 대한 칭송의 글이 넘쳐난다. 마트 시식코너 직원들이 모두 정규직이며, 그룹 상속세도 적법하게 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 임금 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2016년 기준 35%가 넘는 상황에서 '한직'일 것 같은 사람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는 게 놀랄 만하다. 더욱이 삼성그룹의 편법 상속이 최근에도 이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뚜기의 1,500억대 증여세 납부는 세인들의 주목을 끌만 했다. 앞으로 라면은 오뚜기만 먹겠다는 SNS 글이 많았다.


착한 기업, 오뚜기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뚜기가 착한 기업이라서가 아니라 정규직으로 유지하는 게 매출 증대 효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품 업계 대부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는 상황이다(시사인 기사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189 참조).


"언론이 빚은 어떤 기업만의 미담?" (시사인, 434호 2016년 1월 11일)


상속세를 적법하게 냈다는 건 전환사채라는 꼼수를 활용했던 '거악', 삼성과의 대비 효과에 기인한다. 임금 노동자들은 유리지갑으로 근로소득세를 원천적으로 징수당한다. 우리는 그걸 당연시 여긴다. 세금을 꼬박꼬박 제대로 내고 있는 건 자랑이라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에겐 칭송받을 일이 된다. 당연한 일에 이목이 집중되는 건 우리 사회가 이상하다는 반증과 다름 아니다.


당연한 것이 칭송받는 나라


식품 업계에선 또다른 착한 기업, '삼양'이 있었다. 농심의 가격 인상 및 소비자들의 항의에 대한 부실 대응 논란으로 삼양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었다. 불우했던 국민들에게 고기 국물을 먹이려고 했던 창업주의 아름다운 정신까지 미화됐다. 그러다 업계의 라면 가격 담합이 적발되었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1127464


작년 초 대법까지 올라가 무죄가 되었지만 구체적 증거 능력에 대한 법리적 판단일 뿐 사전에 가격 인상 정보를 공유하는 등 소비자의 권익을 해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따라서 도의적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1/08/story_n_8936638.html


착한 삼양의 담합 가담


웹툰 '송곳'은 프랑스계 대형마트에서 노사 갈등을 주로 다룬다. 주인공이 조언을 해주던 노무사에게 묻는다. 분명 프랑스는 노조 활동이 잘 보장되어 있고, 사측에서 노조를 인정하는 것이 대세인데, 왜 한국에선 노동자를 탄압하냐고.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기업이란 그런 것이다. 환경에 맞춰 겉모습을 달리 한다. 필요할 때는 착한 모습으로, 가능할 때는 악한 모습으로 시장에 보여진다. 100% 착한 기업이 없는 이유다.


P.S

이 주제는 앞으로 깊게 다뤄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그와 함께 소비자운동 등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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