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찐이짭의 법칙

무해한 나의 일기

by just E

아르바이트생이 잠깐 자리를 비운 의자에는 초록색 체크무늬 외투가 걸려 있었다.

"어... 우리 고등학교 때 유행했던 빈*, 오랜만에 보네?"

무료했던 찰나 (전 직장) 동료와 잠깐 옆길로 세는 이야기를 나눠본다.

........

.......

...

그 옷은 빈*이 아니라 버버*였다.

- N 년 전 이야기


#.

내가 어릴 때 어른들은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어른이 되고 보니 그건 어떤 방식으로든 옳은 말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어? 저 사람이 부자였어?'라는 경험을 하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최소한 겉모습으로 무엇인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 된다.


#.

언니 회사에는 자주 폴로 옷을 입고 오는 사람이 있는데, 어느 날은 다른 옷을 입고 출근했음에도(랄프로렌이 추구하며 만들어 놓은 시각적 이미지) 그 사람을 보는 순간 폴로라는 브랜드가 갖는 특유의 반듯함이 생각났다고 했다.


#.

몇 년 전부터 생일 때 특정 브랜드의 옷을 가족들에게 선물 받았다.

옷장에는 색깔만 다른 옷들이 제법 걸려있다.

어느 날 회사티를 입고 근무를 하는데 직장 동료가

"어? 회사티 입은 거 처음 봐요. 이런 옷도 입으세요?"


#.

여덟 개의 진짜와 두 개의 가짜를 섞어 놓으면 상대방은 열 개가 진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 개의 진짜와 여덟 개의 가짜를 섞어 두면 모조리 가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상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편하게 살기 위해선 한 가지를 꼭 명심해야 한다.

팔찐이짭의 법칙을.


여덟 개는 진짜여야 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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